고임금ㆍ저생산성 특성에 경쟁력 위기감

부품 노동비 증가율, 제조업 평균 웃돌아

조합원 수 적지만, 쟁의 발생건수는 많아

부정적 인식…“대립보다 미래 생각해야”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노조원들이 농성을 하는 모습. [연합]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노조원들이 농성을 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국내 자동차 산업의 대립적 노사관계에 따른 고임금·저생산성 특성이 미래차 경쟁 시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높은 인건비와 저효율 생산 체계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연구개발(R&D) 투자 여력을 줄여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자동차산업연합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자동차 산업 전체의 노동 생산성은 1억5500만원으로, 제조업 평균(1억7500만원)보다 적었다.

이 가운데 자동차 부품은 1억1800만원에 불과했다. 차량 제조 분야(2억6300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부품 분야에 노동비용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자동차 업계의 노동비용 증가율은 3.49%로 제조업 평균인 0.35%를 크게 웃돌았다. 고비용 구조가 고착화하면서 2011년부터 2018년 노동 생산성은 독일의 절반(52.4%)에 그쳤다.

경직된 노사관계가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실제 일본, 미국, 유럽 등 대다수 완성차 업체와 달리 국내 완성차 업계는 호봉제를 유지 중이다. 사업장 전환 배치 역시 국내 업체만 노조와 산전 협의를 진행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미국·일본·영국 등 4개국의 노사관계 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10년간 평균 쟁의 발생 건수는 한국이 100.8건으로 영국(120.1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미국은 13.6건, 일본은 38.6건이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평균 노동조합원 수를 보면 한국의 비정상적인 관행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10년간 평균 노동조합원 수는 한국이 180만7000명으로 가장 적었다. 미국은 1492만8000명, 일본은 996만8000명, 영국은 656만2000명으로 대비됐다.

노사관계 평가 역시 한국이 가장 낮았다. 10년간 세계경제포럼(WEF)의 노사 협력 수준 평가에서 한국은 평균 123위에 그쳐 미국(30위), 영국(24위), 일본(7위)에 크게 뒤처졌다. 사업장 내 쟁의행위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어 노조측에 무게가 실린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3월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본사 본관 앞에서 한국지엠 노조가 단체협약 개정안 등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지난해 3월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본사 본관 앞에서 한국지엠 노조가 단체협약 개정안 등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해외에서도 한국의 노사 관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주한외국기업 중 종업원 수 100인 이상인 901개 기업을 대상(138개사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의 노사관계가 부정적이라고 답변한 기업이 54.3%에 달했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16.7%에 그쳤다.

해당 설문에서 한국 노동조합이 개선해야 할 관행으로는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투쟁적 노조활동(46.4%)’, ‘상급 노동단체와 연계한 정치적 파업(30.4%)’, ‘무노동.무임금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파업(10.9%)’, ‘노조의 불법행동을 용인하는 관행(8.7%)’ 순으로 나타났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적이 부진한 업체일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노조가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측면이 있다”며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떠나 미래 지향적인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