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여당 노동권 강화 입법 일사천리 진행

노동이사제, 경영 참여 심각한 부작용 우려

사법계 판결도 노동권 강화 흐름에 발 맞춰

세력화한 노조, 코로나19 위기속 파업강행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부진 속에서도 노조의 파업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민주노총 소속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포항지부 조합원 1500명이 부분파업을 벌이며 집회하고 있는 모습. [연합]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부진 속에서도 노조의 파업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민주노총 소속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포항지부 조합원 1500명이 부분파업을 벌이며 집회하고 있는 모습.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국회와 정부는 노동편향의 정책으로 역주행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장 모습.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국회와 정부는 노동편향의 정책으로 역주행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장 모습. [연합]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3일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연합]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3일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연합]

노동계가 신흥 권력 집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입법과 사법, 행정 권력에서 노조 편향의 의사 결정도 확산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견제 받지 않는 절대권력 집단으로 변모하면서 기업들은 의사 결정 지연과 인건비 상승 부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가권력 일제히 노동계 쏠림 현상…勞 절대 우위로 변한 경영 환경= ‘착취하는 사용자와 핍박받는 노동자’의 구도는 대한민국의 노사관계를 대변해왔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이 구도는 완전히 뒤집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입법, 사법, 행정 등 국가권력 전반이 균형추를 잃은 채 노동계로 기울고 있어서다. 이에 힘입어 사실상 노동계는 또 다른 신흥 권력 집단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의 길을 터 준 대법원 판결은 이 흐름에 정점을 찍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대 여당의 21대 국회는 연일 노동권 강화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근속 1년 미만 근로자 퇴직급여 지급 의무화, 노동이사제 등 근로자 경영참가 보장,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 결사의 자유에 관한 ILO 핵심협약 비준 추진 등이 일사천리로 추진되고 있다. 340개 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 도입은 추진부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는 노동권 보장의 차원을 넘어서 노동자의 경영 참여를 허용하는 초유의 사안이다.

재계는 전문성 없는 노조의 경영 참가는 재앙을 부를 것이라 경고한다. 기업 경쟁력의 근간인 신속한 의사결정을 저해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객관성과 일관성이 핵심인 사법부의 판결 흐름도 급변하고 있다. 비단 대법원의 전교조 판결 뿐만이 아니다. 통상임금 소송과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재판에서 노동계는 승기를 잡았다. 특수고용직에 해당하는 택배기사의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도 현 정부에서 처음으로 인정됐다. 대법원은 육체근로자 정년으로 손해배상 산정의 기준이 되는 가동연한도 65세로 늘렸다. 대법원의 전교조 판결은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가입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노동조합법 개정에 악영향을 줄 소지 또한 크다.

행정부인 정부는 일찌감치 노동권 강화 조치를 강행해 왔다. 주52시간 근로시간단축이 이뤄졌고, 최저임금 또한 대폭 올랐다. 이는 이미 기업들에 부담을 안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은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를 낳으며 노-노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우리 기업들은 이미 고임금 저생산성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의 문제를 안고 있다”라며 “노동계 편향의 정책은 결국 제조업의 탈한국 러시를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민간 고용이 악화되고 정부 고용에 의존하는 상황의 개선을 위해서라도 국면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생사의 기로 속…파업 목소리 높이는 노(勞)=견제 세력이 사라지고 정치세력화한 노조는 파업 등 쟁의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세(勢)과시에 나서고 있다. 노조의 입김이 가장 강한 완성차 업계가 선두에 섰다. 한국지엠, 르노삼성, 삼성중공업 등 제조업에서는 연쇄 파업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쟁의행위를 통한 노조의 벼랑끝 실력행사는 통계상으로도 확연히 증가하고 있다. 2013년 72건이던 쟁의행위는 지난해 141건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에 파업에 따른 손실을 보여주는 지표인 근로손실일수도 주요 선진국을 압도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7년 사이 임금근로자 1000명당 노동손실일수 평균에서 한국은 4만2327일로 영국 2만3360일, 미국 6036일, 일본 245일을 크게 앞섰다.

재계와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대등하고 공정한 노사 관계 수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합과 교수는 “국가권력이 개입해 어느 한 쪽 손을 들어주면 대등하고 공정한 노사관계를 유지하는것이 어려워진다”며 “친노동 정책으로는 코로나19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의 이슈에 대응하는 데 장애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