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형 레인지로버 5.0슈퍼차저 오토바이오그래피. [정찬수 기자]
2020년형 레인지로버 5.0슈퍼차저 오토바이오그래피. [정찬수 기자]

일등석을 표방하는 실내와 구름 위를 달리는 듯한 승차감이 장점인 랜드로버의 기함 ‘레인지로버’는 럭셔리 SUV의 기준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특히 이번 2020년형은 브랜드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신기술을 대거 적용하고 디자인적 완성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시승한 모델은 ‘5.0슈퍼차저 오토바이오그래피(5.0SC Autobiography)’ 트림이다. 개별소비세를 적용한 가격만 2억4427만원에 달한다. 높은 몸값만큼 브랜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부 디자인은 뺄셈의 미학이 돋보인다. 전면은 강렬한 프런트 그릴과 레인지로버를 상징하는 LED 전조등이 조화를 이룬다. 간결한 직선 하나로 이어지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은 안정감을 더한다.

랜드로버는 이번 레인지로버의 색상에 ‘아이거 그레이(Eiger Grey)’와 ‘포르토피노 블루(Portofino Blue)’를 새로 추가했다. 시각적인 느낌이 거리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이 신기하다. 롱 휠 베이스 모델을 택하면 22인치 글로스 블랙 휠도 장착할 수 있다.

묵직한 도어를 열면 일등석에 어울리는 최고급 소재들이 탑승자를 맞이한다. 부드러운 가죽 소재는 시트에서 도어 트림으로, 다시 운전대와 대시보드로 이어진다. 하이그로시 소재는 저렴한 플라스틱 부품을 대체한다. 간섭 없는 설계는 주행 중 ‘무(無)’에 가까운 NVH(Noise·Vibration·Harshness]) 설계로 입증된다.

실내는 최고급 소재가 적용됐다. 피부가 닿는 곳은 모두 가죽으로 처리됐다. 차고가 높아 시야가 넓고 각종 버튼의 마무리도 훌륭하다. [정찬수 기자]
실내는 최고급 소재가 적용됐다. 피부가 닿는 곳은 모두 가죽으로 처리됐다. 차고가 높아 시야가 넓고 각종 버튼의 마무리도 훌륭하다. [정찬수 기자]
1열 못지 않은 편안함을 2열에서 느낄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를 HDMI 단자를 통해 즐길 수 있으며, 메르디언 사운드를 1열 시트 뒤에 부착된 스피커 등 다채널로 들을 수 있다. [정찬수 기자]
1열 못지 않은 편안함을 2열에서 느낄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를 HDMI 단자를 통해 즐길 수 있으며, 메르디언 사운드를 1열 시트 뒤에 부착된 스피커 등 다채널로 들을 수 있다. [정찬수 기자]

전동 전개식 센터 콘솔은 두 공간으로 이뤄졌다. 앞은 냉장고로, 뒤는 보관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센터디스플레이는 무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공조와 드라이브 모드, 시트 조절을 겸하는 하단 터치스크린의 정확성과 반응성도 개선됐다.

‘쇼퍼 드리븐’에도 최적화되어 있다. 넓은 거주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편의장비들이 2열에 배치됐다. 마사지 기능과 리클라이닝이 적용된 시트는 1열 보조석을 원터치로 앞으로 보낼 경우 일등석처럼 눕는 자세로 바뀐다. 푹신한 쿠션과 인체 공학적으로 설계된 라인, 조절 가능한 사이드 볼스터가 안정감 있게 신체를 지탱한다.

기존 보그 SE 트림에 적용됐던 2열 8인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10.2인치로 개선됐다. 중앙 콘솔에 마련된 HDMI 포트를 통해 외부입력 기기를 활용할 수도 있다.

랜드로버의 기함답게 ‘메르디안(Merdian)’ 사운드 시스템은 최상위 옵션으로 구성됐다. 두터운 저음부터 정확한 고음이 철저한 방음 속에서 풍성한 소리를 만든다. 사운드 시스템엔 돌비 서라운드 로직II 등 2열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음장모드가 포함됐다. 특히 1열 등받이에 스피커가 장착돼 2열 승객이 다채널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은 694리터다. 원터치 버튼으로 2열을 접으면 1908리터로 확장된다. 경사가 약간 있지만, 전용 매트로 보완한다면 ‘차박(車泊)’도 수월하다. 2열까지 펼쳐지는 개방감의 선루프가 밤하늘의 별을 한가득 담아낸다.

트렁크 용량은 694리터. 차 안에서 캠핑을 하는 차박으로도 적당하다. 개방감 좋은 선루프는 덤이다. [정찬수 기자[
트렁크 용량은 694리터. 차 안에서 캠핑을 하는 차박으로도 적당하다. 개방감 좋은 선루프는 덤이다. [정찬수 기자[
시트를 접거나 세울 때는 원터치로 가능하다. 높은 차고를 고려해 차체 높이를 조절하는 버튼도 있다. [정찬수 기자]
시트를 접거나 세울 때는 원터치로 가능하다. 높은 차고를 고려해 차체 높이를 조절하는 버튼도 있다. [정찬수 기자]

경량 알루미늄 구조의 V8 슈퍼차저 엔진은 극도로 억제된 진동과 소음이 특징이다. 최고출력은 525마력, 최대출력은 63.8kg·m이다. 시속 0㎞에서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제원상 5.4초에 불과하다. 폭발력·가속력 모두 기대 이상이다. 2680kg에 달하는 거구를 가볍게 밀어낸다. 승차감은 융단처럼 부드럽다. 전륜과 후륜에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 덕분이다.

특히 재밌는 기능은 오토하이빔이었다. 전조등 상단에 자리한 네 개의 LED 빔이 부채꼴 모양으로 앞을 밝히는데 각 광원이 따로 제어된다. 스포트라이트의 반대 개념이다. 앞차에 피해를 줄이면서 도로 사정을 확인할 수 있어 험로에서 유용하다.

첨단 레이더 기능의 신뢰도 높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기능은 최대 200㎞/h 속도까지 지원한다.

랜드로버가 밝힌 도심/고속도로 연비는 각각 4.7㎞/l, 7.5㎞/l다. 4999cc에 육박하는 엔진의 특성상 정속 주행 때는 공식 제원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줬지만, 도심 주행에선 더 낮은 연비를 보여줬다. 전장과 전폭은 각각 5200㎜, 1985㎜이다. 자동 주차 기능이 탑승객 하차를 고려할 정도로 널찍하게 설정된 점을 고려하면 주차 실력은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V8 슈퍼차저 엔진의 최고출력은 525마력에 달한다. 무거운 무게를 가볍고 부드럽게 밀어주는 힘이 좋다. 에어서스펜션으로 안정감 있는 승차감도 특징이다. [정찬수 기자]
V8 슈퍼차저 엔진의 최고출력은 525마력에 달한다. 무거운 무게를 가볍고 부드럽게 밀어주는 힘이 좋다. 에어서스펜션으로 안정감 있는 승차감도 특징이다. [정찬수 기자]
레인지로버는 SUV의 활용성을 극대화한 드라이브 모드를 가졌다. 차체 높이부터 4륜의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다. 레인지로버를 야생에 풀어놓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지만, 다양한 오프로드 기능이 눈에 띈다. [정찬수 기자]
레인지로버는 SUV의 활용성을 극대화한 드라이브 모드를 가졌다. 차체 높이부터 4륜의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다. 레인지로버를 야생에 풀어놓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지만, 다양한 오프로드 기능이 눈에 띈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