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부위원장 직접 언급
기재차관도 “변동성 커질수”
유동성 실물공급 부진 지적
규제확대·세제강화 등 예고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정부가 공식적으로 증시와 부동상의 거품(bubble)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시중에 공급한 유동성이 자산가격을 과도하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자산가격 안정을 위한 부동산 규제강화, 주식 양도차익 과세 등의 대책이 곧 나올 전망이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6일 열린 ‘8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경제중대본)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비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이 쏠려 자산가격의 버블을 초래하는 등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이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금융당국 관계자가 ‘자산가격 버블’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 부위원장은 “(금융시장 회복세와는 달리) 경제성장률, 수출, 고용이 감소하는 등 실물부문의 여건과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며 “금융시장과 실물지표의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중 유동성이 우량기업과 금융시장 내에만 머무르면서 신용등급이 낮거나, 업황전망이 좋지 않은 기업들에게까지 충분히 흘러가지 않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중 유동성의 흐름을 생산적인 부문으로 돌리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없다면 금융시장 내에서의 양극화와 금융과 실물경제 간의 불균형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저금리 기조 하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동학개미’라 불리는 불리는개인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시장에 유동성과 활력을 더해 주고 있지만 향후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기준 시중 부동자금(M1+머니마켓펀드+종합자산관리계좌+양도성예금증서+환매조건부채권)은 1130조원에 달하며, 10일 기준 주식 투자자 예탁금도 4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27조3000억원)에 비해 2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금융 시장 안정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증시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회사채·기업어음(CP) 시장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자산 가격 거품과 같은 부작용도 현실이 되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꾸준히 확대되는 데 이어, 코로나 이후 하락세를 걷던 서울 아파트값도 최근 상승으로 전환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금주 부동산 추가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점 역시 문제다. 15일 코스피가 4.76%, 코스닥이 7.09% 하락했지만, 16일 오전 현재는 이를 다시 상당 부분 회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