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10대 서울시의회 전반기의 마지막 회기 중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3시간가량을 서울시립교향악단 당면 현안보고를 받는 데 썼다. 이례적인 일이다. 서울시 문화정책과장, 시 산하 투자출연기관을 관리·감독하는 공기업과장까지 불려나왔다. 당면 현안이 엄중하다고 본 것이다.

주된 논란거리는 지난해 시향 대표와 단원노조가 맺은 ‘단체협약’이었다(헤럴드경제 2월 17일자 ‘서울시향 노-노 갈등 격화’ 기사 참조). 음악감독, 부지휘자, 공연기획자, 상임작곡가 채용 시 노조와 ‘합의’해야하고, 재계약 시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인사, 채용 등 경영자의 고유 권한을 사실상 노조에 넘겨준 조항 부분이다.

시 공기업과와 문화정책과 모두 단협 내용이 “과도하다”고 답변했다. 예술단체의 특수성을 감안해도 상식적이지 않으며, 다른 투자출연기관에 미칠 영향,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공기관인 점에 미뤄 우려스럽다는 판단에서다.

이 단협을 밀어붙인 단원노조 지회장이 연습수당과 공연수당을 다른 단원보다 과도하게 많이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돼 시의회가 수개월전서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시향이 법률자문을 들어 계속 거부하는 점도 논란이 됐다. 수차례 버티는 새 궁금증만 더 키운 모양새가 됐다.

이 가운데 한 시의원은 전체 흐름과 결을 달리하는 듯한 질의로 눈길을 끌었다. K의원은 단협은 2021년까지 2년간으로 한시적이고, 단협 체결 뒤 그 전과 다른 게 있었냐며 단원노조 측 입장을 옹호하는 듯 발언했다. 또한 시향의 공연사업팀장을 불러 세우고 ‘3년치 법인카드 사용 내용을 제출받았는데 주점 사용이 눈에 띈다며 누구와 썼는지 밝히라’고 요구하고, 2016년에 회사의 징계를 받았는지 여부, 징계받은 자가 중책을 맡고 있는 이유 등을 따져 물었다.

실상은 달랐다. 법인카드의 주점 사용은 그전 팀장 밑에서 일어난 일이고, 주말 늦은 시간에 법인카드가 사용된 건 공연이 주로 주말 늦은 오후에 열리는 특수성 때문이었다. 해당 팀장은 단원노조와 대립 중인 기업 노조 소속으로, 단원노조 지회장이 본인 담당 악기를 ‘수석’급으로 올리려 하자 이를 반대한 단원 채용 개선담당자였다. K의원은 단원노조와 대척점에 선 특정 직원을 불러내 망신주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문제 있는 직원이 문제 일으킨다”고 ‘낙인’찍었다.

초선인 K의원은 항공운송업체 대표로 애초 교통위 소속으로 활동하다 김포공항 활성화 조례 추진 등으로 이해충돌 논란을 샀고, 감사에서 시 택시물류과로부터 허가받는 사업자 지분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교통위서 제척됐다. 새로 옮긴 문체위에서도 잡음이 나왔다. 시향의 ‘찾아가는 시민음악회’ 공연장소 선정 과정에서 그의 지역구인 강서구 공항초등학교를 새치기로 밀어넣고(이로 인해 다른 자치구의 초등학교 한 곳이 배제됐다) 김포공항에 와서 공연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자신이 관리감독하는 기관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데 활용한 셈이다. ‘문제 있는 시의원이 문제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