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원장 본지 인터뷰
조성욱(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이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해선 안 된다며 대기업 지주회사의 벤처캐피털(CVC) 보유에 대해 우려 입장을 표명했다. 조 위원장이 지주사의 CVC 보유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기사 6면
조 위원장은 지난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주사의 CVC 소유를 허용할 경우 타인자본을 통한 무분별한 지배력 확장, 총수일가 사익편취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조심스레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지주사도 CVC를 보유할 수 있도록 법을 고치기로 했다. 이때 불거진 문제는 CVC가 금융회사라는 점이다. CVC를 허용하면 공정거래법상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상호 개입을 금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
조 위원장은 부작용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기업의 소유지배구조가 건전하지 못하고, 총수일가에게 권한이 집중·세습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태서 금산분리를 완화하면 계열관계 중소·벤처기업 지원, 무분별한 계열 확장 등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금산분리 규제를 예외적으로 풀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도 완곡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조 위원장은 “대기업이 벤처기업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그러나 공정위의 기업집단 규제가 벤처투자를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1999년 IT벤처 붐이 일어났을 때도 규제는 존재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금산분리 원칙은 금융·산업의 동반부실 방지 등을 위해 도입한 안전장치인 만큼 이를 완화하는 것은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회서 CVC 보유 허용이 논의된다면 우려점을 전달하고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VC 보유보다는 벤처지주사 설립을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조 위원장은 “벤처지주사 제도는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면서도 벤처투자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라며 “벤처지주사 설립·운용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