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출구전략 주문
초저금리 시대 장기화
새 수익모델 구축 당부
경제양극화 심화도 우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코로나19 지원 대출 상환 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충격에 대비하라고 금융권에 주문했다. 은행권에는 ‘빚 받을 준비’를, 대출 주체들에는 ‘빚 갚을 준비’를 각각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초저금리’ 상태를 버틸 금융사들의 대응책 마련도 주문했다.
은 위원장은 11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에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에서 “코로나19 이후에는 한시적 조치들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정상화 과정에서는 불가피하게 경제주체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기업과 가계는 대출을 상환해 나가야 하고, 금융회사는 규제준수 비용도 증가할 것이다. 아직 이르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정상화 시기·속도·방식에 대한 선제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소상공인 지원을 늘렸고, 금융권에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낮춰 자금공급을 늘렸다는 설명을 한 뒤 이같이 말했다. 말하자면 ‘코로나19가 끝난 이후’를 준비키 위해 대출 회수를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금융권에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은 위원장이 ‘포스트 코로나’를 언급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은 위원장을 비롯해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금융위 옴부즈만 위원장과 금융관련 연구원장 등이 참여했다.
은 위원장은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 국 중앙은행은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인하하고 그 결과 글로벌 양적완화,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왔다”며 “특히,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저금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초저금리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마이너스 금리나, 무제한적 돈풀기를 주장하는 현대통화이론(Modern Monetary Theory)까지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이어 “경험해보지 못한 초저금리 시대에 예대마진, 자산운용 수익률로 지탱했던 금융회사의 생존방식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또 이러한 상황에서 감독방식은 어떻게 변화해 나가야 할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은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세계는 비포 코로나(Before Corona), 즉 BC와 애프터 코로나(After Corona), 즉 AC로 나뉜다”는 토마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의 말을 인용하며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측하고 거대한 변화에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각자도생의 국제질서 ▷생산, 유통, 소비패턴의 디지털화와 언택트 ▷안전에 대한 욕구 증대를 꼽았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날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 경제의 디지털화는 불가피하게 고용충격, 양극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경제적·사회적 안전을 보장하는 정책에 대한 요구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