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지 악화…-31억달러대
對美·EU 수출 감소 전환 여파
해외주식·채권 금융투자 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 경제가 견조한 펀더멘털(기초체력) 중 하나로 자랑하던 경상수지마저 무너뜨렸다. 지난 4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수출 급감이 본격화되면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감소폭도 9년래 최대다. 외국에 지급하는 배당도 급증했고, 해외 주식과 채권을 사려는 자금도 급증하며 달러 수급의 균형이 무너졌다. ▶관련기사 3면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0년 4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4월 경상수지는 31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4월(-3억9000만달러) 이후 12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도 2011년 1월(-31억6000만달러) 이후 9년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수출 충격에 따른 상품수지 악화가 주된 요인이었다. 수출은 363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두 달 연속 감소해, 지난 2010년 2월 이후 10년2개월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4월 상품수지 흑자는 8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작년 같은 달(56억1000만달러)보다 47억9000만달러 줄었고, 2012년 4월(-3억3000만달러) 이후 8년 내 가장 좋지 않은 성적표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대(對)미국·유럽연합(EU) 수출이 감소로 전환됐고 주요 수출품목 물량 및 단가가 동반 하락한 것에 기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해외 3월 결산법인들의 배당금 지급이 4월 중 이뤄지면서 임금·배당·이자 흐름과 관계있는 본원소득수지가 22억9000만달러의 적자를 내는 등 계절 요인도 작용했다.
그러나 배당금 지급 규모도 지난해 4월보다 33%(21억8000만달러)가량 줄어 평월 수준으로 지급이 이뤄졌다 해도 전체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타격이 심각했다는 뜻이다.
서비스수지는 14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12억7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축소됐다. 여행수지 적자폭이 3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억달러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해외여행은 줄었지만 해외 금융투자는 더 늘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4월 중 63억2000만달러 줄었다. 직접 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6억6000만달러 늘어, 외국인의 국내 투자 증가액 5억5000만달러를 앞섰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 투자가 71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주식투자는 54억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6억6000만달러 늘면서 2016년 3월 이후 5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채권투자 역시 17억500만달러로, 석 달 만에 플러스 전환됐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도 30억7000만달러 불었다. 주식은 31억4000만달러 줄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지만, 채권이 62억1000만달러로 넉 달째 증가세를 이어간 덕분이다.
서경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