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부가 터키 일부지역의 여행금지경보를 발령한 것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8일(현지시간) 터키와 맞닿은 시리아 국경지대이자 쿠르드족이 주로 사는 전략적 요충지 코바니에 다시 진입하고 있는데다 시리아 쿠르드족 도시 코바니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점령될 위기에 놓이면서 터키내 혼란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옛 동로마제국의 근거지로 동서양을 잇는 문화의 나라, 터키는 인천공항 직항로가 개설된 이후 최근수년간 국내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주요 여행지로 급부상했지만 이번 경보발령으로 여행객수가 급감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IS가 터키 국경지대에 진격중인 것과 무관치 않다. IS에 맞서 싸우고 있는 쿠르드족 민주동맹당(PYD)의 아샤 압둘라 공동의장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오늘 밤 탱크를 비롯한 중화기로 무장한 IS가 코바니의 두 구역에 진입했다”면서 “매우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BBC방송은 IS가 코바니 동부 지역에서 온종일 치열한 시가전을 벌인 끝에 일부 건물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또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를 인용해 IS가 시내 중심부에서 100m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으며 본거지인 락까에서 지원군이 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IS는 코바니 일부 지역을 장악한 6일 이후 미국과 동맹국들이 집중 공습을 퍼붓자 코바니 외곽으로 물러나며 다소 주춤하다가 전열을 재정비해 코바니로 다시 진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요르단과 함께 이날 밤에도 코바니 인근을 8차례 공습했지만 IS를 막지 못했다.
터키 내부에서 코바니 사태를 둘러싸고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것도 여행금지경보 발령의 또다른 이유다. 현지에서는터키 정부가 코바니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고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격화해 사망자가 14명으로 늘었다. 쿠르드족이 다수인 동부 도시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지고 탱크가 배치되는 등 소요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다.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 등은 8일(현지시간) 시위 과정에서 최소 14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 중 최소 10명은 쿠르드족 찬반 세력 간 충돌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충돌한 양측은 터키 헤즈볼라 지지자와 터키의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지지층으로 알려졌다.
터키 헤즈볼라는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와 이름이 같지만 별도의 조직으로1990년대 쿠르드 활동가들을 살해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다.
쿠르드족이 다수인 시위대는 “살인자 IS, 협력자 AKP(집권 정의개발당)”라는 구호를 외치며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다. 사망자가 가장 많은 도시는 터키 쿠르드족의 수도 격인 동부의 디야르바크르로 8명이 숨졌으며 이 가운데 5명은 헤즈볼라 지지자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들은 이곳에서 헤즈볼라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시위대를 습격했으며 이에 따라 헤즈볼라 건물이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디야르바크르는 전날 밤 10시부터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으며 도심에는 탱크가 배치돼 군인들이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이곳의 학교는 모두 휴교했고 항공편도 취소됐으며 시내 은행지점과 현금인출기등이 대거 파괴됐다.
동부 마르딘에서는 헤즈볼라와 연계된 정당으로 알려진 휴다파르의 당원들이 쿠르드족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 시르트에서도 시위 과정에서 2명이 사망했으며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마르딘과 시르트, 반, 하카리 등 다른 동부 도시에도 통행금지와 휴교령이 내려졌으며, 메르신과 아다나 구간의 철도 운행이 중단됐다.
이스탄불에서도 전날 밤부터 시위대가 주유소에 화염병을 던지고 버스에 불을 질렀으며, PKK에 강경한 야당인 민족주의행동당(MHP) 건물에 방화를 시도하는 등 과격한 시위가 벌어졌다.
이스탄불 당국은 시위대 98명을 연행했으며 경찰관 8명 등 3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