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육군 6사단에서 A일병이 진지공사를 마치고 도보로 복귀하다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A일병은 인근 사격장에서 발사된 총탄에 피격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망자 머리에서 회수된 탄두는 우리 군장병 소총에서 발사된 5.56㎜ 탄환에서 나온 것이었다. 군이 발칵 뒤집혔다. 우리 군장병이 사격훈련 중 발사한 탄환에 우리 군 장병이 안타깝게 희생당한 것이다. 사고는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인재’에 가까웠다.

당시 이태명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육군대령)은 “특별수사팀이 현장 확인과 감식, 사망자 부검, 과학수사 등을 실시한 결과 (진지공사) 병력 인솔부대, 사격훈련부대, 사격장관리부대의 안전 조치 및 사격 통제 미흡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사고였다”고 밝혔다. 그는 “사격장 좌우에 배치된 경계병이 안전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해 사격이 진행되는 동안 진지공사를 마친 부대가 사격장 북쪽 전술도로에 진입했는데도 제지하지 못했다”며 “인솔 소대장과 부소대장 역시 총성을 듣고도 병력을 이동시켜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발생 직후 군 당국은 사망 원인에 대해 도비탄(표적에 맞고 튄 총알이나 파편)에 맞은 것으로 추정했으나, 조사 결과 직격탄인 것으로 드러났다. 군장병이 사격장에서 발사한 총탄이 어떠한 장애물도 없이 전술도로를 걸어가던 장병을 직격했다는 것이다. 군은 사고 책임을 물어 사격부대 사격통제관인 중대장과 진지공사 병력 인솔을 맡은 소대장과 부소대장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또한 6사단장 등 책임자 4명과 사격장 관리부대 지휘관, 경계병과 초병 등 1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이어 육군은 전국 사격훈련장을 전수 조사한 결과 50여곳에서 불안전 요소가 발견됐다며 향후 사격장 안전관리 인증제, 사격훈련 통제관 자격증제도, 사격통제 매뉴얼 표준화, 과학화 사격장 확충, 광역별 사격장 운용 등 후속 조치를 시행하겠다는 갖가지 대책까지 내놨다.

그로부터 2년7개월여가 지난 현재, 군 사격훈련장은 과연 안전해졌을까. 지난 23일 오후 4시30분께 전남 담양의 한 골프장에서 20대 여성 캐디 B씨가 머리에 총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B씨는 고객에게 골프채를 건네려다 정수리에 ‘쿵’ 하는 충격을 받았고, 머리에서 피가 흐르자 캐디 사이에서 ‘B씨가 골프공에 맞았다’는 내용이 전파됐다고 한다. 그러나 병원에 후송된 B씨 머리에서는 2㎝ 크기의 5.56㎜ 실탄 탄두가 나왔다.

군경 합동 조사 결과 B씨가 사고를 당한 그 시간에 인근 사격훈련장에서 사격훈련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A 일병 사망 후 2년7개월이 지난 시점에 군인도 아닌 민간인이 우리 군 총탄에 또 당한 셈이다. 군은 해당 사격장을 폐쇄하고, 전국 모든 부대의 개인화기 사격훈련을 중단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되묻지 않을 수 없다. A일병 사망 후 군이 쏟아낸 그 수많은 대책은 지금 과연 어떤 의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