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시설 조건에 맞는 건물만 보고 결정
애초 없었던 장애인 시설 기능 추가 특혜 의혹 제기
선정된 사회복지법인, 8년 전 종합복지관 보조금횡령으로 고발되기도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광역시가 취약층에 보급하는 보건용 마스크 제조 시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시가 선정한 민간 사회복지법인은 요양원·양로원을 운영하는 노인 전문시설로, 당초 인천시가 내세운 조건 중 하나인 ‘장애인 직원재활시설’ 기능은 아예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코로나19 사태와 미세먼지 확산에 따른 감염 및 각종질환 예방을 위한 보건용 마스크를 제조하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올 하반기에 개관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인천시는 안정적인 시설운영이 가능한 민간 사회복지법인을 지정하고 이 법인 소유의 유휴건물을 활용한 시설 개보수 및 보건용 마스크 제조 자동화 설비 구입 등을 위해 4억5000만원을 지원한다. 마스크 제조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서는 근로·훈련장애인 등 총 30명 규모로 운영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이 시설 내 마스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식약처 허가 후 하루 평균 1만여 장의 보건용 마스크를 생산해 관내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15만7000명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문제는 인천시가 시립 2개 포함해 관내 33곳의 장애인 직원재활시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모 등 공정한 행정 절차 없이 사회복지시설 소유의 유휴건물이라는 이유로 부평구 소재 민간 사회복지법인를 선정한 데 있다.
무엇보다 요양원과 양로원만을 운영하던 이 법인은 인천시가 내세운 운영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당초 없던 장애인 기능시설 추가에 따른 정관 개정을 지난 7일 이사회를 통해 결정했다. 인천시는 이 법인이 요청한 정관 개정을 곧바로 승인했다.
더욱이 이 사회복지법인은 인천 부평구의 한 종합사회복지관을 위탁 운영하다 지난 2012년말 보조금 황령으로 부평구청로부터 시설폐쇄 명령을 받았고 인천지검에 고발되기도 했다. 시설폐쇄 명령 이후 약 8년 동안 운영하지 않아 건물 외관이 노후되고 낡아 보건용 마스크를 제조·생산하려면 다시 손을 봐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 시내 장애인 관련 시설 관계자들은 “인천시엔 수십개의 장애인직업시설이 있는데 이들 시설은 뒤로 한 채 장애인 직업재활시설도 갖추지 못한 특정 법인을 선정한 인천시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시기적으로 볼때 마스크 제조를 위해 갑자기 정관을 개정한 부분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회복지 한 관계자는 “현재 상당수의 기존 장애인 직업재활시설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건속에서 운영되고 있다”며 “4억5000만원은 적은 예산도 아닌데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들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도록 공평하게 공모 절차 등을 통해 추진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상황 속에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기존 사회복지시설 소유 시설의 유휴건물을 활용할 수 있는 시설물을 찾다보니 이 사회복지법인을 선정하게 된 것으로 특혜는 아니다”라며 “다른 장애인 직업재활시설들도 검토해 봤지만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고 시설이 조건에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