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ㆍ산업별 후속 노사 대타협 선언 물꼬 트이나

‘노 임금양보, 사 고용보장’ 상생모델로 고용위기극복

정부, 고용 유지기업에 재정·금융지원 확대 추진

“경사노위, 노사정 사회적 대화 주도적으로 나서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업대란’이 현실화하면서 ‘일자리 지키기’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회사의 노사 대타협 선언이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상생의 모범사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노 임금양보, 사 고용보장’하는 상생모델 만들어야 당면 위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항공 호텔 건설업 등에서도 노사정 간담회가 잇달아 열리고 있어 후속 ‘사회적 합의’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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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노사정 선언’이 이뤄진 이후 항공, 관광, 건설 등 위기업종을 중심으로 업종별 위원회에서 노사 고통분담을 위한 후속 논의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호텔업 노사정 간담회를 시작으로 항공산업(14일), 건설업(24일) 등 업종별 노사정 간담회가 개최돼 피해 현황을 공유하고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업종별 사회적 대화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6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금융회사 노사 대타협 선언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35개 금융기관 노사는 공동선언문에서 노동자는 특별연장근로 예외 허용, 유연근무제 도입에, 사용자는 한시적으로 경영평가를 유보 또는 완화하는 방안에 상호 합의했다. 금융당국은 경영실적평가 완화, 금융지원 과정에서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경우 면책해주기로 했다.

특히 노사는 당분간 대규모 행사 및 집회 등을 자제하고, 대화와 양보를 통해 사업장의 노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협조하며 금융권 노동자의 고용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 칼바람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노사의 이같은 행보는 고통 분담과 위기 극복을 위한 모델로 주목받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이에 앞서 지난 3월19일 경사노위 산하 업종별 위원회인 ‘보건의료위원회’는 ▷안전한 의료체계를 위한 노동환경 조성 ▷보건의료인력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 ▷의료공급체계 위기 극복 및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구축 등의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합의문’을 도출했다.

이런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에 이어 대한상의와 경총을 방문하면서 정부차원에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사회적 대화가 추진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4·19혁명 기념식에서 “일자리 지키기에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힌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기업은 해고를 최소화하고 노조는 임금동결 등 고용조건을 양보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고용 유지기업에 재정·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로 국내 고용시장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일시휴직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60만7000명에 달했다. 실업자(118만명), 구직단념자(58만2000명)까지 포함하면 300만명 넘는 근로자가 이미 실직했거나 실직 위기다.

대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은 협력업체로 번져 고용시장이 연쇄 충격을 받고 거리로 내몰린 노동자들은 당장 생계를 위협받아 소비가 더욱더 위축되는 상황이 우려된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위기 속에서도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정부의 대책에 더해 노사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며 “경사노위에 업종, 산업별 위원회가 이미 갖춰져 있는 만큼, 노사가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대화를 주도적으로 추진해 금융노사와 같은 노사 대타협 사례가 타 산업으로 확산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관계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에 권고한 ‘독일식 노동시간 단축 지원책’을 참고할 만하다. 노사가 고용안정과 노동시간 단축(임금 축소)에 합의하면 줄어든 임금 중 일부를 정부가 메워주는 상생의 방안으로 이런 고통분담 없이는 사상 초유의 코로나발 위기를 헤쳐나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