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신체 치명적인 위험 있는데도 필요한 조치 취하지 않아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2015년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을 유발한 경찰의 일명 ‘물대포’ 살수조치는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3일 고(故) 백남기 씨의 유족들이 경찰관 직무집행법과 경찰장비 관리규칙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경찰이 불법집회 해산 과정에서 물대포를 쏜 그 자체는 목적이 정당하다고 봤다. 하지만 백남기 농민이 시위대와 떨어져 홀로 경찰 기동버스에 매여 있는 밧줄을 당기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불법 집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살수 조치가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직사살수는 물줄기가 일직선 형태가 되도록 시위대에 직접 발사하는 것이므로 생명과 신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백남기 씨의 행위로 인해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직사살수행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오히려 집회 현장에서는 시위대의 가슴 윗부분을 겨냥한 직사살수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경찰은 과잉 살수 중단, 물줄기의 방향과 수압 변경, 안전요원 추가 배치 등을 지시할 필요가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백남기 씨는 2015년 11월 서울 종로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의식을 잃은 뒤 2016년 9월 사망했다. 경찰은 백씨의 팔이나 다리, 몸이 아닌 머리를 향해 수압이 강한 물대포를 직분사했고, 과도한 공권력 집행으로 집회 참가자가 숨졌다는 비난이 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