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소규모펀드 공시 2개→12개
설정 1년후 월간 50억미만 38개
수익정체·직접투자 선호 탓 외면
공모펀드 시장이 사모펀드에 치이고 직접투자(주식)에 밀려 쪼그라들면서 설정액이 50억원도 안 되는 사실상 ‘깡통’ 상태의 소규모펀드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게재된 펀드 공시를 살펴본 결과, 설립·설정된 지 1년 뒤에도 설정액이 50억원 미만 상태라고 1분기 중(1~3월) 공시한 소규모펀드 운용펀드(모펀드)는 모두 12개였다. 지난해 1분기에는 단 2개였다.
또 설정 1년 이후에도 1개월 내내 50억원 미만 상태를 계속했다고 공시한 운용펀드는 38개로, 전년동기(16개) 대비 배로 증가했다.
이들 소규모펀드 공시 대상 운용펀드에 속한 하위펀드(클래스 펀드)는 78개에서 205개로 크게 늘어났다.
소규모펀드는 설정 후 1년이 경과했으나 원본액이 50억원 미만인 펀드다. 수익자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면 자산운용사가 자율적으로 해지할 수 있으며, 투자자 보호 및 정보 제공 차원에서 소규모펀드를 공시하고 있다.
최근 소규모펀드가 급증하는 원인 중 하나는 공모펀드 시장 위축이다.
자산가, 기관투자자 대상의 사모펀드가 규제 완화와 맞물려 폭발적으로 성장한 반면, 공모펀드는 수익률 정체에 따른 투자자들의 무관심 속에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연초까지 이어진 증시 상승세에도 투자자들은 펀드보다 주식 직접투자를 선호했다.
이 과정에서 출시 직후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퇴출 위기에 처한 소규모펀드가 급증한 것이다. 문제는 소규모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정상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 수익률을 관리하기 어려운 데다, 펀드규모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고정비용 탓에 경영 비효율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공모시장이 소외되면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뒤로 밀려난 펀드들이 늘어난 것”이라며 “설정액이 지나치게 적으면 포트폴리오 내 자산 비중을 조정하기가 쉽지 않아 운용사 입장에서는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소규모펀드 퇴출을 통한 효율적 시장 운영을 위해 2016년 소규모펀드 정리 활성화 및 신설 억제 모범규준을 도입하고 매년 연장하고 있다. 운용사 1곳당 소규모펀드가 3개 이상이고 비중이 5% 이상이면 신규펀드 설정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그 결과 2015년 800개가 넘었던 소규모펀드는 2016년 말 126개로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 다만 공모펀드 외면이 이어지면서 큰 변화는 없는 상태다. 작년 12월 말 현재 소규모펀드 수는 128개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