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린지 사흘 만에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에 나섰다. 이를 시작으로 한은이 코로나19 위기 대응 차원에서 실질적인 유동성 확충을 위해 양적완화에 본격 나선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19일 1조원 규모의 RP 매입 경쟁 입찰을 실시했다. 이번 RP 매입은 14일물이며 환매일자는 다음달 2일이다. 입찰 대상 기관은 비은행 기관으로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영증권, NH투자증권, 한국증권금융이다.
RP 거래는 한은의 공개시장운용의 일환으로 한은이 유동성을 관리하는 대표 수단이다. 시중 유동성 흡수 필요성이 있을 경우 RP를 매각하고, 현재와 같이 유동성 공급이 시급할 때는 RP 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푼다.
이날 RP 매입의 규모는 아직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단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당시엔 은행과 증권사의 RP를 사들여 16조원 넘는 자금을 풀었다. 한은은 추이를 지켜보며 추가 매입을 결정한단 입장이다.
한은이 이날 매입을 시작으로 각종 양적완화 조치를 취하는 수순에 돌입했단 관측이 나온다. 통화안정증권 발행을 줄이거나 중도 환매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고, 국채 매입은 언제든 꺼낼 쓸 수 있는 카드다. 12년 전에도 통안채 환매와 국채 매입으로 1조7000억원의 투입한 바 있다.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도 검토 중이다. 금융위기 때도 2조1000억원의 채권시장안정펀드와 3조3000억원 규모의 은행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당시 한은은 이 펀드에 출자하는 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회사채 위기로 번질 수 있단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시행될 경우 한은이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제도는 대규모로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 상환을 위해 기업들이 사모 방식으로 또 다른 회사채를 발행하면 산은이 인수해줌으로써 자금 경색을 완화해주는 조치다.
한은은 최근 코로나19 피해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를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기존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5조원 증액했고, 중개대출 금리도 0.25%로 낮췄다. 환매조건부증권(RP) 대상 채권에 은행채도 포함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