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6개월간 공매도 금지
외국인·기관 주도, 개인은 1%대
10년간 100여건…솜방망이 처벌
전문가 “외국은 엄벌…전면 개편”
금융당국이 16일부터 6개월 간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시키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 강화 조치로 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자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인데, 일단 ‘늑장 대처’라는 비판이 거세다. 공매도 제도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 ‘기울어진 운동장’ 외국인·기관 주도, 개인 비중은 1%대=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증시 폭락장이 연출된 가운데 공매도 시장은 역시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팔고 실제로 가격이 내려가면 싼값에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16일 한국거래소(KRX) 공매도 종합 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6개월 금지 조치를 발표한 지난 13일까지 주식시장(유가증권시장, 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은 32조7083억원이었다. 이 중 외국인 투자자 거래대금이 18조183억원으로 55.1%를 차지했다.
기관은 14조3001억원으로 43.7%를 차지했고, 개인 투자자는 3892억원으로 1.2%에 그쳤다.
특히 코스닥시장만 놓고 보면 외국인 투자자는 73.9%를 차지했다.
이처럼 개인과 기관·외국인 간 투자 규모가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주식 대차나 정보 등 접근성의 차이 때문이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한국예탁결제원 주식 대차 시스템을 통해 언제든지 다른 기관이 보유한 주식을 빌려 공매도 투자를 할 수 있지만, 개인 투자자는 한국증권금융에서 복잡한 과정을 거쳐 주식을 빌려야 한다.
▶불법공매도 외국계 회사에 ‘솜방망이’ 제재=지난 10년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불법 공매도로 제재를 받은 금융회사가 100곳이 넘는다.
이들은 대부분 외국계 금융투자회사로, 제재는 모두 과태료와 주의 수준에 그쳤다.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빌려와 파는 차입 공매도는 허용되지만 빌려온 주식 없이 일단 매도부터 먼저 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다.
문제는 현행 자본시장법에는 공매도 금지 규정 위반에 대해 과태료 부과 이외의 처벌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금융위는 2018년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에 따른 소위 ‘유령 주식’ 사건을 계기로 공매도 폐지 목소리가 커지자 공매도 규정 위반자에 대한 형사처분과 금전적 이득의 1.5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해 징수할 수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관련 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오는 5월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될 운명이다.
▶공매도 제도 ‘대수술’ 요구 지속=한시적 공매도 금지에도 불구하고 공매도 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청와대 국민청원의 한 청원인은 “공매도 매매 자체가 외국인과 기관들의 잔치인 만큼 공평하게 공매도를 폐지하든지 아니면 개인들도 공매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공매도와 관련된 자본시장법 규정, 증권 신용거래융자와 관련된 여러 가지 규정을 대폭 뜯어고쳐야 하고 신용거래융자의 담보 활용 및 대주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