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PSG, 13%p 수익률 포기하고 최저가 선택

업계 “이해하기 힘든 보수적 결정”

유경PSG “확실치 않은 매각 시도야말로 문제”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유경PSG자산운용의 하이트진로 서초 사옥 매각이 '선관주의 의무' 소홀로 도마에 올랐다. 입찰에서 최저가를 제시한 신한리츠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다. 펀드 만기 전까지 매각을 차질 없이 완료하기 위해 '딜 종결성'을 우선했다는 게 운용사 측 입장이지만, 연간 수익률 기준 10%포인트를 웃도는 초과 성과 기회를 스스로 저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유경PSG자산운용은 최근 하이트진로 서초 사옥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한리츠운용을 선정했다. 신한리츠운용은 매입 가격으로 약 228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신한리츠운용이 제시한 가격이 숏리스트(적정인수후보군)에 든 투자자들 가운데 가장 낮다는 점이다. AIM운용, 하나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등이 숏리스트에 올랐는데, 이중 KB부동산신탁은 2700억원에 달하는 가격을 써냈다. 코람코자산신탁, 하나자산신탁이 등이 그 뒤를 이었는데, 가격 차이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경PSG자산운용은 2017년 약 1800원의 가격으로 해당 자산을 매입할 당시 800억원을 개인투자자로부터 모집해 에쿼티(지분)로 투자했고 나머지는 차입으로 조달했다. 시세 차익은 모두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대출 투자자들에게 지급될 이자를 제외하면 신한리츠운용이 제시한 가격을 기준으로 연간 수익률은 약 10%로 계산된다. 하지만 입찰 최고가에 매각했다면 수익률은 20%를 웃돈다.

유경PSG자산운용은 매각의 안정성, 즉 엑시트(투자회수)의 확실성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한다. 실제 공개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한 투자자를 선택하지 않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특히 펀드 만기가 3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투자자들이 개인투자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보다는 '딜 종결성'을 우선시하는 게 적절했다는 평가도 있다. 신한리츠운용은 숏리스트에 든 투자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이행보증금을 납부하면서 인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숏리스트에 든 신한리츠운용 외 투자자들의 트랙레코드나 최근 부동산투자 시장의 유동성을 고려하면, 단순히 매각 안정성 때문에 10%포인트 넘는 수익률을 포기한 건 선관주의 의무 소홀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눈치를 봐야 할 펀드 투자자들이 개인이 아닌 기관이었다면 이처럼 보수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자산은 임차인인 하이트진로가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어, 신한리츠운용이 결국 하이트진로에 좋은 일만 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하이트진로는 원할 경우 공개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받은 투자자, 즉 신한리츠운용이 제시한 가격으로 건물을 인수할 수 있다. 신한리츠운용이 시장 예상을 밑도는 가격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낸 만큼, 하이트진로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