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T1 면세점 사업자 입찰 중도 포기

-2월 매출 50%↓…정부 임대료 감면 혜택에서도 제외

-“면세업체들 고사 직전…임대료 지원 대상자 확대해야”

인천국제공항 SM면세점 [SM면세점 제공]
인천국제공항 SM면세점 [SM면세점 제공]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SM면세점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중소·중견 면세점 사업자 입찰을 포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높은 임대료 부담마저 가중되자 무리하게 신규 입찰에 나설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SM면세점은 중견기업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임대료 감면 혜택에서 제외됐다.

SM면세점은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인천공항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인천공항에 지난달 26일 입찰 참여 신청서를 제출하고, 이튿날 사업제안서와 가격입찰서를 냈다. 기존에 운영 중인 공항면세점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SM면세점은 이미 인천공항 T1 출국장·T2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SM면세점의 계획을 뒤집게 만든 것은 임대료였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인천공항 등 100여개 공공기관의 임대료를 이달부터 6개월간 20~35% 깎아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원 대상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한정하면서 중견기업인 SM면세점은 제외됐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신규 입찰부터 포기했다.

SM면세점은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SM면세점이 운영중인 T1 면세점의 지난 2월 매출은 27억2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2.9% 줄었다. 같은 기간 T2 면세점 매출도 54.9% 감소한 20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SM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장기화되면서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인천공항 임대료 감면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M면세점을 비롯한 면세업체들은 인천공항공사에 거듭 임대료 인하를 요청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업체 7곳 가운데 임대료 감면 혜택을 받는 곳은 중소기업인 시티플러스·그랜드면세점 두 곳 뿐이다. 롯데·신라·신세계는 대기업으로, SM·엔타스는 중견기업으로 분류돼 제외됐다. 면세업체들은 “모든 기업들이 매출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중소기업에 한정해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임대료 지원 대책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임대 수익으로 1조761억원을 벌어들였다. 이 가운데 90% 이상이 대기업 3곳이 낸 임대료다. SM·엔타스가 내는 임대료를 제외하면 감면을 받는 두 중소기업의 임대료 비율은 2%에 못 미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업체들은 임금을 삭감하고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데 공항공사는 뒷짐만 지고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가 마지막으로 임대료를 인하해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다. 2009년 3월부터 1년간 면세점 등 모든 상업시설 임대료를 10% 내렸었다. 해외 공항들은 선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지난달 1일부터 6개월간 신라면세점 등 입점 면세점들의 임대료를 50% 감면해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