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 중추 구미산단 2600개社 몰려
확진자 발생 주요 사업장 일시 폐쇄
부품공장 몰린 대구경북지역 車업체 긴장
코로나 장기화땐 ‘전 사업 셧다운’ 우려
코로나19로 인한 산업계 ‘셧다운(일시중지)’ 공포가 현실이 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과 국가 산업의 중추 지역인 울산, 서울,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이들 지역에 공장과 연구소, 본사를 둔 기업체들의 타격이 우려된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 한정됐던 코로나 19의 영향이 국내 지역 감염으로 번지면서 국내에 기반을 두고 있는 대·중소기업으로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산업의 중추 영남지역 기업들 ‘셧다운’ 우려 노심초사=대구 경북 지역에는 삼성전자, LG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공장과 부품공장들이 있어 자칫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산되면 부품 생산차질로 인해 산업계 전반의 공급 사슬이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사업장을 ‘셧다운’하는 일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실제 생산·공장 차질 피해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구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사업장별로 비슷한 일들이 발생하면 이들 지역 사업장들이 ‘도미노 셧다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구미국가산업단지는 한국 전자산업의 중심으로 전자, 화학, 섬유 등 약 2600여개 업체들이 몰려있다. 대구경북 지역이 타격을 입으면 중국발 부품 수급으로 인한 셧다운보다 더 큰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단 경북 구미사업장을 폐쇄하고 방역작업을 하고 24일 오후부터 공장은 정상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향후 코로나 19 확산 추이에 따라 공장 운영은 여전히 가변적인 상황이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직원이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전 사업장이 일시 폐쇄됐다. 삼성전자는 확진자 확인 즉시 접촉한 동료들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사업장 전 직원을 조기 귀가시켜 사업장을 비운 뒤 정밀 방역을 실시했다.
대구, 청도와 가까운 경북 구미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LG 계열사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구미 사업장은 대구와 청도에서 출퇴근하는 생산직 근로자 전원을 대상으로 유급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구미 공장은 의심환자 2명이 확인돼 이들에 대한 자택 격리 조치가 내려졌다. 생산직 직원이 아니라 아직 생산라인에 영향은 없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직원들은 아예 사업장 출입을 할 수 없도록 통제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도 노심초사다. 대구·경북지역엔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집중돼있다. 이 지역이 멈추면 국내 완성차 업체 모두 영향을 받을 정도로 자동차 부품의 핵심지역이다. 특히 경주지역 차 부품업체 서진산업 생산직 근로자가 코로나19로 사망하면서 24일 오전까지 사업장을 폐쇄했다. 팰리세이드, 코나 등 현대차 주력 모델에 들어가는 프레임, 섀시 등 차체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직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현대제철 측은 생산직이 아니어서 생산에는 아무런 차질이 없고 같은 부서 직원들도 집에서 근무할 수 있어서 업무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영남발 셧다운 전국으로 확산 우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각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 대응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사업장의 확진자 발생이 생산차질로 이어질 수 있는 급박한 상황에 긴장감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확진자 발생으로 홈쇼핑 사옥과 칼텍스 연구소가 폐쇄됐던 GS그룹은 위기감의 강도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미 사업장 폐쇄라는 극한 상황을 겪은 만큼 이를 재연하지 않기 위한 총력 방역태세에 들어갔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이번주 초 그룹 임원회의를 개최해 전 그룹 차원의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본부가 위치한 과천 인근에 그룹 본사를 둔 코오롱의 경우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룹 본사에 대한 방역과 출입 통제는 물론 임신부 직원들은 사전 징후 여부와 관계없이 지난 20일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간 상태다. 경북 김천에 생산공장이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은 확진판정을 받은 근로자가 발생해 공장이 임시폐쇄된 상태다.
경남 사천에 본사가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인근 진주 지역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며 초비상이 걸렸다. 직원 다수가 진주에 거주하는 상황이라 아직은 확진·의심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확진자는 의심자와 접촉한 직원들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내리며 만약의 사태를 방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사업장들이 뚫리면 생산·공급에 줄줄이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확진자로 인해 기업들 셧다운으로 부품수급 어렵다는게 가장 문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서 “이 사태가 장기화될 시 부품수급이 안돼 전 사업이 셧다운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