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기자 펀드가입 해봤더니…
S·K·C은행 적립식투자 상담결과
투자성향보다 위험한 상품 권해
해외금리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펀드 사건으로 금융권의 금융상품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각종 대책들도 쏟아지고 있다. 과연 얼마나 바뀌었는지 실제 창구를 찾아 살펴봤다. 지난 2월 17일과 18일 국내 K은행, S은행과, 외국계 C은행을 방문해 펀드투자를 문의했다.
먼저 가장 선진적인 판매시스템을 자랑한다는 S은행을 찾았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다 차례가 됐는데, 직원은 본인이 펀드 판매자격증이 없다며 다른 창구로 안내했다. 담당 직원은 우선 “시간이 충분하시냐”고 물었다. 최소 40분에서 1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먼저 투자성향을 분석했다. 위험중립형이 나왔다. 직원은 투자성향 보다 더 높은 위험등급의 한 펀드를 추천했다. 외국계 F운용의 해외주식혼합펀드였다. 투자성향 등급이 낮은 데도 가능하내고 묻자 일종의 ‘각서’를 쓰면 가능하다고 했다.
금융권 규범에는 상품에 대한 설명도 금융상품 판매과정에서 필수절차로 규정돼 있다. 그래서 어떤 펀드냐고 물었더니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 가서 펀드 정보 알아보라”고 했다.
그래도 어떤 업종 주식에 투자하느냐고 물었더니 “미국 테크기업 위주”라고 답했다. 그래서 “구글 같은 곳이요?”라 반문하자, “맞다”라고 대답했다. 미국 증시에서 구글은 모기업 ‘알파벳’이란 이름으로 거래된다. 환위험을 헤지 하는지 않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적립식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수수료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
DLF 사태도, 라임사태에서도 거의 연루되지 않은 K은행을 찾았다. 투자성향분석까지의 순서는 같았다. S은행과 같은 등급이 나왔다. 담당직원은 위험등급을 준수해야한다며, 단일펀드 가입대신 여러 펀드에 분산가입할 것을 권했다. 주식채권혼합펀드들이었다. 역시 펀드의 구조와 주요 투자처, 위험 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수수료에 대해서는 물어보고 나서야 설명을 해줬다.
외국계 C은행을 찾았다. 일반 창구에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프라이빗뱅커(PB)실로 안내했다. 투자성향 분석결과는 앞선 곳들과 같았다. 담당직원은 투자성향 분석결과에 해당하는 등급의 상품 가입을 권했다. 하지만 역시 상품이나 수수료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세 곳 모두 장기수익률, 연환산 수익률, 비용, 운용전략에 대한 설명도 없었고, 상세한 상품설명서도 제공하지 않았다. 두장짜리 요악본이 전부였다. 펀드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다면 무슨 상품인지도 모른채 가입하기 십상이었다.
한 은행에서 가입이 가능한 펀드는 수백여 개에 달한다. 기초자산도 다양하고 투자처와 전략도 천차만별이다. 상품에 대한 설명이 없었지만, 달리 보면 과연 직원 한 사람이 그 많은 상품을 다 이해하고 설명하는 게 가능할 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수수료에 대한 설명이 부실했던 점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특히 적립식 투자면 장기 투자이고 계속 납입하는 수수료도 상당하다. 세 곳 중 한 곳에서 가입을 했고, 뒤늦게 펀드 가입 상황을 확인했더니 납입액에서 0.865%의 수수료가 빠져나갔다. 가입 이틀 뒤 수익률은 벌써 -1.44%였다.
전반적으로 ‘책임’을 피하고 ‘사고’를 막으려는데만 애쓰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대로면 또 다른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됐다. 박자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