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차입형 수주 부진
‘고인물’ 영업도 한계에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한국토지신탁의 실적이 흔들리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식으며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토지신탁이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지난해 잠정실적(연결기준)을 보면 영업이익이 1325억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28.2%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186억원으로 같은 기간 29.0% 급감했다.
한국토지신탁은 2015년 이후 2년 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5년 681억 수준이었던 한국토지신탁의 당기순이익은 이듬해 1214억3900만원으로 올라서며 처음으로 ‘당기순익 1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2017년에도 영업이익은 1711억원, 당기순익은 167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내리막을 탔다. 영업이익(1845억원) 증가세는 둔화됐고, 당기순익(1669억원)은 전년보다 미세하게 줄어들었다.
실적악화 이유는 부진한 수주다. 지방 건설경기가 빠르게 둔화하면서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가 줄었다. 특히 주력으로 삼던 차입형 토지신탁이 힘을 잃었다. 차입형 신탁은 신탁사가 사업비 조달부터 공사 발주, 운영 등 전반을 책임지는 유형이다. 신탁보수가 사업비의 3~4% 수준이어서 신탁사 입장에선 효자 역할을 한다.
한국토지신탁이 지난해 기록한 차입형 토지신탁 실적은 1360억원 수준. 전체 수주액의 85% 수준을 차지하는 핵심 수익원이다. 이 차입형 신탁의 실적은 2018년(1530여억원)보다 줄었다.
2009년 이후 10년간 ‘고인물’이였던 부동산신탁업계에 금융사들이 속속 발을 들이는 것도 위협요인이다. 지난해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부동산신탁업 본인가를 받고 영업에 나섰다. 우리금융그룹도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한 뒤 우리자산신탁으로 재출범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경기 악화로 신탁사들은 도시정비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며 “새로운 경쟁환경에 기민하게 따라가야 사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