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작품 완성을 위해 수백, 수천 번 던져지고 내팽개쳐지는 옷가지들 - 무형의 내면을 가시화시키고 걷어내는 과정의 에러를 통한 정신적 수련
삼청동 소재 갤러리 마롱이 오는 2020년 2월 19일부터 3월 1일까지 포토그래퍼 브랜든김(김윤현) 전시회 ‘ERROR’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갤러리 측은 포토그래퍼 브랜든김(김윤현)이 사람의 영혼을 ‘옷’에 투영시켜 표현하는 첫 파인아트 개인전이라고 소개했다.
학창시절부터 전업화가의 꿈을 꾸었던 브랜든김 작가는 그러나 당시 가족들의 완강한 반대로 인해 상업사진작가로서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간절히 원했던 꿈이 아니었지만 작가는 남다른 센스와 작업능력을 인정받아, 현재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믿고 맡기는 사진작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또한 영상디렉터로도 활동범위를 확장하여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브랜든김 작가는 작업결과물이 아무리 뛰어나고 인정을 받고 있음에도, 이는 결국 다른 이를 위한 것일 뿐 자신이 얻는 아티스트로서의 성취감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한다. 작가는 한동안 이에 대한 고심 끝에 스스로 ‘내현적 자기애’ 성향의 소유자인 것을 깨닫고, 그의 내현적 이야기를 화면에 풀어나감으로서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작업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이번 개인전에서 브랜든김 작가는 그렇게 약 2년간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고민하고 작업한 끝에 완성한 파인아트 작품들을 처음으로 대중에 선보인다.
브랜든김의 작품에는 주인공이 춤을 추거나, 넘어지고, 바쁜 듯 어디로 뛰어가기도 하는 등 각 화면에는 스타일리시한 옷과 신발들, 그리고 간혹 작가 본인이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언뜻 보기에는 어쩌면 단순한 합성사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의 작업은 모두 일일이 옷과 신발 등을 손으로 던져 그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먼저 상의의 위치를 잡고 그가 원하는 포즈가 나올 때까지 던지고 또 던진다. 그 후 하의와 신발 등의 오브제가 다른 옷가지와 적절히 배치하기 위해 그는 하나의 작품 당 평균 500회 이상 던지고 실패하기를 반복하며 최적의 타이밍에 카메라셔터를 눌러 완성한다. 촬영이 끝나면 보정 작업을 거쳐 인화하고, 사진을 캔버스 삼아 그 위에 펜드로잉으로 마무리한다. 수백 수천 번 던져진 옷가지의 촬영은 내현적자기애 속 작가의 상태, 이후 펜드로잉으로 그려진 형태들은 작가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동시에 표현한다.
상대방과의 첫 만남에서 얼굴과 표정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는 다름 아닌 그 사람의 스타일이다. 조각처럼 잘 생기지 않더라도 옷을 단정하고 깔끔하게 입는 사람들은 타인의 호감을 사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옷차림에 많은 돈과 노력을 할애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옷은 그저 사람의 개성을 뽐내기 위한, 외형적 치장이기도 한 동시에, 그 옷을 걸친 사람의 역사이기도 하다. 브랜든김 작가에 따르면 옷은 한 사람의 영혼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라고도 할 수 있다.
브랜든김은 “그동안 상업사진작가로서 다른 사람이 만족할 사진만 찍어왔지만 그 결과물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그들이 예쁘고 멋지게 나온 사진에 만족할수록 반대로 제 마음 속은 채워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이제는 저 스스로가 만족하고 떳떳할 수 있는 파인아트의 장르로 발전시킨 작업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브랜든김 작가의 첫 개인전에서는 그동안 작가가 꾸준히 작업해왔던 본인의 자아를 찾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파인아트로 해석한 작업들 약 30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갤러리 마롱의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휴무 없이 관람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