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맏딸 콤플렉스는 사라지고 엄마딸 콤플렉스가 생겨났다. 착한 여자는 미덕이 아니라 민폐녀지만 전략적으로 착한 척을 하는 것은 현명한 대처라고 여긴다.

착한여자 콤플렉스 등 7가지 콤플렉스를 통해 성 불평등을 분석했던 ‘일곱가지 여성 콤플렉스’(1992)에 이어 20여년이 흐른 지금 여성의 현주소를 짚어본 ‘내 안의 여성콤플렉스7’이 새로 출간됐다.

여성 문제를 다루는 연구자들의 모임인 ‘여성을 위한 모임’은 지난 1992년 설문조사를 통해 여성들의 심리적 특성을 착한여자 콤플렉스, 신데렐라 콤플렉스, 슈퍼우먼 콤플렉스, 성 콤플렉스, 외모 콤플렉스, 맏딸 콤플렉스, 지적 콤플렉스로 나눠 설명했다.

‘여성을 위한 모임’은 지난 2012년에 다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992년 조사 때와 같은 질문을 던진 결과 오늘날 여성 콤플렉스는 유형에 따라 변형되거나 약화 혹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들어 조신한 여성이 되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억압하는 착한 여자 콤플렉스는 크게 약화됐다.

1992년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자신이 ‘착한 여자형’이라고 답한 비율이 68%였지만 2012년에는 2.6%로 급격하게 줄었다. 과거에는 착한 것이 미덕이었지만 요즘 30대 직장 여성은 “착한 여자는 민폐녀”라고 말한다.

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착한 여자인 척 연기하는 것은 현명하다고 여긴다. 어찌 보면 보다 적극적이고 전략적으로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착한 여자인 척 가식적으로 사는 것은 뼛속까지 착한 여자로 살아야 했던 과거 여성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이 책은 지적했다. 오히려 삶과 의식의 불일치에서 비롯된 정신적인 피로가 육체적 고단함을 압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게 착한 여자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맏이에다 딸이라는 이유로 부모, 동생들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맏딸 콤플렉스는 한자녀, 두자녀 시대가 되면서 사라졌다. 대신 엄마와 딸 사이가 돈독해지면서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엄마딸 콤플렉스’가 생겨났다.

딸이 자신과 달리 멋지게 살기를 바라는 엄마는 딸에게 자신의 성공 욕망을 투사한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짜준 시간표대로 살았던 딸은 직장 생활이나 결혼 생활에 있어서도 엄마의 간섭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책은 엄마와 딸이 분리 돼 스스로 서야 한다며 그때까지는 서로에게 모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밖에 직장인, 아내, 엄마 역활을 모두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엄마 역할에 집중하는 ‘슈퍼맘 콤플렉스’로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들은 사회ㆍ경제적 지위, 연령, 지역 등을 고려해 전국 대도시에 거주하는 20~50대 여성 1000명을 직접 만났다. 자기기입식 설문지법과 면접을 통한 사례조사법을 사용했으며, 724명의 유의미한 설문 내용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