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위당국자 “美 안보에 영향…좌시할 수 없어”
-독도방어훈련에도 부정적, “도움 안되고 상황 악화”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미국이 연일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고위당국자는 27일(현지시간) 11월22일까지는 지소미아가 종료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한국이 그때까지 생각을 바꾸기 바란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돌아가려면 할 일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일련의 일들이 청와대와 일본 내 인사들에 관련된 것이라면서 미국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미 고위당국자가 청와대를 직접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당국자는 이어 “중국이 이 결과에 불만족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이는 지역에서의 중국 입장을 강화하거나 적어도 동맹구조를 덜 위협적으로 만든다”고 주장했다. 특히 2016년 지소미아 체결 이전 한미일 3각 정보공유에 대해 “위기상황에서 꽤 번거롭고 매우 불편하며 사실상 쓸모없다”면서 “특히 위기상황에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가 있을 때 시간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소미아가 종료돼도 필요할 경우 지난 2014년 발효된 한미일 정보공유협정 등 3각 정보공유를 통해 정보·감시 공백을 막을 수 있다는 청와대의 설명을 반박한 셈이다. AFP통신은 이와 관련해 “한국은 미국을 통해 여전히 일본과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하지만 또 다른 미 당국자는 그런 방식은 핵무장을 한 북한에 직면했을 때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가 언론브리핑을 통해 “한일 양측이 상황을 진정시키고 진지하게 돌아오면 고맙겠다”며 “양측이 입장을 분명히 했기를 바란다. 우리는 그들이 지금 관계 재건 시작을 할 수 있게 시도하는 데 여전히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정보공유 합의의 지속 가능성을 상당히 해쳤다”며 “완전히 가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라건대 회복될 기회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양측 지도자들 사이의 분쟁”이라며 “양측에서 도움이 안되는 선택들이 있었고 이 때문에 우리가 어느 한쪽만 얘기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또 “우리가 오늘 이 얘기를 하는 것은 한국의 최근 조치가 미국의 안보이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우리가 좌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직후 국무부와 국방부가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현하는가 하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공개적으로 실망했다고 언급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도 미군 병력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우려의 뜻을 밝혔다. 주한미국대사관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입장을 한글로 번역해 올려 미국의 입장을 직접 한국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한국이 지난 25~26일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명칭을 바꿔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한 독도방어훈련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동해 영토수호훈련에 대해 “우리는 훈련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면서 “이런 것들은 문제 해결에 기여하지 않는 조치들이고, 그저 악화시킨다”고 밝혔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이 당국자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동해 영토수호훈련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한일 양쪽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 역시 이날 연합뉴스 서면질의에 “한일 간 최근 불화를 고려할 때 ‘리앙쿠르 암’(Liancourt Rocks·독도의 미국식 표기)에서의 군사훈련 시기와 메시지, 규모는 계속 진행중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생산적이지 않다”면서 “우리는 한국과 일본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헌신적이고 진지한 토론을 하기를 권고한다”고 답변했다. 또 독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리앙쿠르 암의 영유권에 관해 어떤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며 한일 양국이 평화적으로 해결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지소미아와 동해 영토수호훈련에 대한 이 같은 입장은 동북아에서 중국과 첨예한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고 북한과 팽팽한 비핵화협상을 진행중인 상황에서 한미일 3각 공조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