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동석ㆍ신소연 기자]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을 빚은 임영록 KB금융 회장에 3개월 직무정지라는 더욱 강화된 징계가 12일 떨어졌다.
이는 금융감독원장이 건의한 문책경고의 중징계보다 한 단계 높아진 것으로, 제재 단계로봐서는 해임 바로 전단계에 해당한다.
임 회장은 그동안 문책경고도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날 징계 수위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제재심의위원회가 지난달 21일 내린 경징계(주의적경고) 결정을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달 4일 문책경고로 한단계 높인데 이어 추가로 상향한 것이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징계는 경징계인 주의, 주의적경고와 중징계인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등 다섯 단계로 나뉜다.
이번 결정으로 임 회장은 공식적으로 제재를 통보받은 날부터 KB금융 회장 자격을 잃게된다.
직무정지는 해임권고 바로 전단계의 상당히 무거운 처벌이다.
이날 금융위의 초강경 결정으로 KB는 충격에 빠졌고 금융권 전체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금융위 결정은 KB 사태를 더이상 장기화시키지 않으려는 초강수로 해석되지만 제재수위가 재차 상향된 것에 대한 논란은 증폭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주 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KB금융 내부 갈등을 금융권 신뢰 추락을 야기한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직무정지라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금융위는 임 회장이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그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 수차례보고 받았는데도 감독의무 이행을 태만히 했고, 주전산기를 유닉스로 전환하는 사업을 강행하려는 의도로 자회사 임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봤다.
특히, 이번 일로 지주사-은행 간 갈등 등이 불거지면서 고객 불안과 함께 금융권 전체의 신뢰 추락을 초래한 책임을 크게 물은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애초 주 전산시스템 교체 과정에서 이사회 보고 안건의 조작·왜곡 등 일련의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상정했으나, 제재심의위원회는 경징계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최 원장은 지난 4일 제재심의 결정을 뒤집고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확정했고, 임 회장에 대해서는 중징계 조치를 금융위에 건의했다.
최 원장의 중징계 건의와 함께 이 행장이 즉각 사퇴한 반면 임 회장은 금감원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고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하게 나온 것이 되레 역효과를 낸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의 중징계 결정에도 불구하고 임 회장이 오히려 감독당국을 정면 비판하며 자리를 지키겠다고 공언, 사실상 임 회장의 손발을 묶어사퇴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감독당국의 판단과 무관하게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 왔다. 또 중징계가 확정되더라도 사퇴하지 않고 소송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임 회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중징계 안건에 대한 금융위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중징계 확정 이후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현직을 유지하며 진실 규명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적 소송 여부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위의 직무정지 결정으로 임 회장이 법적 다툼을 어떤 방식으로 끌고갈지 예상이 어렵게됐다.
앞서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의 경우 금융위의 ‘직무정지 상당’ 중징계 결정(우리은행장 재직시절 파생상품 부당 투자)에 대해 사퇴한 후 이에 불복, 제재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한지 3년 만에 대법원의 승소 판결을 받아내 명예를 회복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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