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성격상 자회사와는 한몸” ‘초법적 조치’ 지적 잇따라

보험사의 손해사정 일감 몰아주기를 차단하기 위해 입법 추진 중인 법안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대기업 계열 보험사들의 자회사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하고, 보험금 축소지급 등 불합리한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것이 입법 취지이나, 방식에 있어 ‘초법적’조치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 및 손해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새천년민주연합의 이종걸 의원은 대기업 계열의 보험회사가 자회사인 손해사정회사에 주는 일감을 5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의 핵심 취지는 보험사들이 자회사 등 특수관계를 맺고 있는 손해사정법인에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고, 보험금 산정 시 불공정 시비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손해사정은 사고 발생 시 피해규모나 보험금 지급액을 산정하는 업무다. 보험사 대부분은 손해사정 자회사를 둘 수 있도록 한 시행령에 따라 자회사 또는 별도 계약을 맺고 손해사정업무를 맡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보험금 지급액 등을 보험사에 유리하게 산출하는게 아니냐는 불공정 시비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손해사정건의 50% 이상을 자회사가 아닌 독립 손해사정업자에게 위탁을 의무화하고,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손해사정사를 별도 선임할 수 있음을 알리는 ‘고지의무’조항과 손해사정업자에 대한 불공정행위 금지조항을 포함한 법안을 마련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금 산정 시 불만이 있다면 자회사가 아닌 독립손해사정인을 고용 또는 민원 등을 통해 해결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이 있다”며 “자회사의 손해사정업무 위탁비중을 50%이내로 제한한 것은 관계사의 위탁비중을 50%로 제한한 금융지주사법을 차용했다하나, 손해사정법인과 보험사는 업무 성격상 한 회사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도 영세 손해사정법인이 일을 맡는 것이 더 유리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자회사 업무 비중을 강제로 축소할 경우 이들 인력에 대한 감원이 불가피할 수 있다.

심지어 입법 발의 전 법률안을 검토하는 국회 입법조사처마저 문제가 내포돼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보험사가 손해사정사의 의견을 반드시 따르도록 하는 등 일부 내용에 법리적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전달했다”며 “일단 50% 이하로 자회사 업무를 낮추도록 한 부분은 손 대지 않은 상태이나, 보험사의 권한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등의 문제는 일부 있다”고 말했다.

김양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