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상반기 100여개 출점
속도조절 나선 롭스와 다른 행보
‘수익 개선’ 랄라블라는 매장 축소
K뷰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멀티숍’인 H&B(헬스앤뷰티) 업계에서도 양극화가 진행돼 주목된다. 롭스나 랄라블라, 부츠 등 후발주자들이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출점 속도를 늦추거나 매장을 줄이는 사이, 업계 1위인 올리브영은 오히려 공격적인 출점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포화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한 후발업체들이 먼저 타격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1200여개로 지난해 말(1100여개) 보다 100여개 많아졌다.
올리브영이 지난 한 해동안 늘어난 매장 수가 90여개임을 고려하면, 올해 매장 출점 속도가 배 이상 빨라진 셈이다.
올리브영의 선전이 반드시 H&B 업계 전체의 호황으로 보긴 어렵다. 후발업체들은 올리브영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2위 그룹에 있는 롭스는 롯데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출점속도가 느려졌다. 7월말 현재, 롭스의 매장수는 129개로 지난해 말(124개)에 비해 5개 느는데 그쳤다. 롭스가 지난 한해 동안 28개의 매장이 늘어났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출점 속도가 3분의 1 수준으로 늦어진 것이다.
GS리테일에서 운영하는 랄라블라는 오히려 매장 수를 줄였다. 2018년 말 현재 168개의 매장을 운영했던 랄라블라는 7월 말 현재 152개만 보유하고 있다. 반년 새 16개를 줄인 것이다. 랄라블라는 지난해에도 점포 내실화에 따른 수익성 제고를 위해 매장을 18개 줄인 바 있다. 덕분에 랄라블라의 2분기 영업적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억원 줄었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부츠도 최근 그룹사의 전문점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올 연말까지 33개 매장 중 18개 매장을 폐점할 예정이다.
이처럼 K뷰티 시장에서 승기를 잡은 H&B업계 내에서도 업체별로 온도차가 있는 것은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미샤,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등 단일 브랜드로 승부를 봐왔던 화장품 전문점들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너도나도 멀티숍 시장에 뛰어드는데다 세포라 등 글로벌 업체들도 도전장을 내며 최근 경쟁업체들이 급증했다.
하지만 H&B 스토어 후발업체들은 아직 매장 수가 100~200여개 밖에 되지 않아 제품이나 가격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만한 ‘규모의 경제’에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 시장에 처음 진출한 올리브영도 매장 수가 400~500개가 되기 전에는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매장 효율화를 진행하다보니 인기 품목 위주로 품목 수를 조정하거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매장은 철수하고 있다.
반면 올리브영은 매장 수가 1000개 이상 확대되면서 경쟁사보다 제품을 싸게 조달할 수 있는데다 제품 종류도 다양하게 갖출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서울·경기 지역 뿐아니라 지방권에도 출점 요구가 많아져 출점 속도가 오히려 빨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매장 효율화를 하는 반면 이미 규모의 경제를 이룬 올리브영은 오히려 공격적인 출점을 하고 있다”며 “올리브영의 시장 지배력이 더 강화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