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투자목적 주주권 제한
의결권 33% 보유하고도
내부의심거래 감시 어려워
[헤럴드경제=원호연 · 최준선 기자]에스엠이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에 연간 수백억원의 현금을 지출하는 데 대해 기관투자자들이 속수무책이다. 지분을 33% 가까이 보유하고 있지만, 능동적인 주주권 행사를 대부분 제한한 ‘5%룰’ 때문이다. 회계장부 열람권이나 검사인 선임권 등을 행사할 수 있지만,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5일 현재 에스엠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율 합은 32.7%에 달한다. 국민연금의 지분이 10.0%로 가장 높고, 이어 KB자산운용(7.6%),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5.13%), 한국투자신탁운용(5.0%), 미래에셋자사운용(5.0%) 등 순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이수만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19.5%)보다 10% 이상이 많을 뿐만 아니라, 정관 변경 등 상법상 특별결의(3분의2 이상 동의) 안건의 주주총회 통과를 막을 수 있는 규모를 코앞에 뒀다.
에스엠을 둘러싼 논란에서 핵심은 총 매출 6%를 인세로 지급하고 있는 라이크기획이다. 기관투자자들은 에스엠과 라이크기획간의 거래내역을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했지만, 회사측은 이를 거절했다. 라이크기획이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여서 외부에서는 내용을 알 길이 없다.
비용 구조가 불투명하니 이 프로듀서의 탈세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는 코스닥 상장을 앞둔 1999년 8월 회사의 유상증자 과정에서도 회삿돈 11억 5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3년 10월 구속됐다. 당시 "회사 자금을 횡령한 바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듬해 9월 재판 결과 횡령 혐의 등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도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지 않는 한 업계에선 그나마 기관투자자들이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대응책은 회계장부 열람권 청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주주의 청구가 부당함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이를 활용하면 에스엠과 라이크기획의 구체적 계약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진단이다 어떤 계약을 체결했고 구체적 근거 등이 명시돼 있다면, 라이크기획의 자금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에스엠 등기임원 대부분이 내년 주총에서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재선임안에 반대하거나, 제3의 주주들을 내세워 주주제안을 내는 방법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