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지난달 말 사상 최고치인 13만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하던 호텔신라 주가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대기업 면세점 영업이익의 15%를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내도록 해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면세점 업계에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지난 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혜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관광진흥개발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면세 사업은 국가에서 관세ㆍ부가가치세를 면제받는 등 특혜를 받고 있지만 공적재원으로 납부하고 있는 항목은 특허수수료가 전부”라고 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법안 발의 소식에 면세점 업종은 직격탄을 맞았다. 호텔신라의 경우 이튿날 하루만에 주가가 11.16%가 급락하기도 했다.
향후 호텔신라 주가 방향을 놓고 증권가에서는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주가는 지난주부터 정치적 노이즈에 의해 변동성이 극심해지는 모습”이라며 “최근 급락은 펀더멘털과 무관한 노이즈이고 최근 주가 흐름은 매수 기회”라고 판단했다. 함 연구원은 호텔신라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4만5000원을 종전대로 유지했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최근 호텔신라의 주가 하락은 시드니 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탈락, 관세청장의 대기업 면세점 사업 허가 확대 인터뷰, 정치권의 관광진흥개발기금법 개정안 발의 등 때문으로 보인다”며 “대부분이 호텔신라 기업 외부에서 일어난 이슈들로 중장기적으로 호텔신라는 해외 면세점의 사업 영역을 늘리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단기 조정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민정 KB투자증권은 “연이은 외부 변수 발생과 높은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으로 호텔신라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며 “관광진흥개발기금 개정안 통과 여부를 떠나 높은 기업가치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는 가운데 이 같은 외부 악재는 단기적으로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성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이익 증시 법안 통과 시 호텔신라의 기업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법안이 원안 그대로 통과한다고 가정했을 때 호텔신라의 2015년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는 9% 가량 하락할 것으로 박 연구원은 내다봤다.
다만 면세점 이익 징수 법안이 실제로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정 연구원은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면세점 규모 확대 및 규제완화에 집중하는 추세에 반하는 방안으로 국내 면세점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정안의 통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