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상 가중처벌 필요” 목소리 고교는 물론 대학까지 이어지는 교육 비리 소식에 평범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느끼는 박탈감이 심화되고 있지만, 적법한 가중처벌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성적 비리와 관련된 유사 사건을 별도로 처벌할 수 있는 형법 조항이 없는 탓에 학생은 정학이나 퇴학, 교사는 감봉이나 해임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는 비판이다.
최근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적용된 숙명여고 사건, 공무상비밀누설·위계공무집행방해죄 혐의가 적용된 서울과기대 사건을 놓고도, 별도 형법조항으로 가중처벌할 수 있게 해달라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27일 검찰이 항소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 씨의 혐의명은 ‘업무방해’다. 현씨는 교내 정기고사 답안을 같은 학교 학생인 쌍둥이 딸들에게 알려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부정행위로 숙명여고 동급생과 재학생이 피해를 입었지만 학교에 끼친 업무상 피해가 죄가 됐다.
지난 27일 서울북부지검이 불구속 기소한 서울과학기술대 전기정보공학과 이 모(62) 교수 역시 혐의명은 공무상비밀누설·위계공무집행방해다. 이 교수는 같은 학과에 다니던 자신의 아들 A씨를 위해 수강 교수를 속여 시험문제가 포함된 과거 강의 관련 자료를 빼냈다.
현행법 적용을 지켜보는 학부모 사이에선 범법자에게 죄를 묻는 과정에서 ‘피해받은 학생들’의 존재가 지워져 있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업무방해죄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기형적인 성적 비리를 적시할 수 있는 형법 조항으로 가중처벌해달라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숙명여고 사건의 1심 재판을 주시하고 있었다는 학부모 서모(41) 씨는 “당연히 입시 부정과 직접 관련된 죄명으로 처벌받을 줄 알았는데 업무방해라고 하니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입시비리를 놓고 업무를 방해한 죄를 물어 처벌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학생 김모(23) 씨도 “(서울과기대 교수는) 대학 업무만 방해한 게 아니라 자식과 같은 수업을 듣던 모든 학생들에게 피해를 줬다”며 “법은 잘 모르지만 상식 수준에서 생각했을 때, 대학과 대학 업무의 관점에서 처벌하는 것 뿐만아니라 피해 학생들 입장에서도 죄를 물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같은 여론을 반영해 지난 2월 ‘스카이캐슬법’으로 불리는 법률안 개정안까지 발의됐지만 현재는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개정 법률안은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중학교 및 고등학교에서 실시되는 시험에서 시험문제 또는 답이 공개되기 전에 그 문제 또는 답의 전부 또는 일부를 유출하거나 유포하여 ‘형법’ 제314조제1항의 죄를 범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해당 법안을 대표로 발의한 박찬대 의원실은 “고교 입시비리를 겨냥해 법안을 발의해놨더니 최근에 대학에서까지 비리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과기대 사건과 유사한 대학교 비리까지 포함하기 위해선 수정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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