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경찰 ‘공적서’ 임의 관행 제동” 警 “검찰 마약수사력 약화가 원인
지난해 마약류 특별자수기간내에 자수한 마약범 자수자 수가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자수자 수 급감의 원인을 놓고 검찰과 경찰이 서로 상반되 해석을 내놓고 있다. 검찰은 자수자가 경찰 수사에 협조할 경우 수사관이 임의로 만들어주던 ‘수사협조확인서’ 발급관행에 제동이 걸린 것을 주원인으로 꼽은 반면, 경찰은 검찰의 마약 수사력 약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2일 경찰청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특별자수기간(2018년 4월~6월) 동안 자수한 사람은 44명으로 집계됐다. 수사 당국은 매년 4월~6월 석달 동안을 ‘마약류 특별자수기간’으로 운영하고 있다.마약범 자수자 수는 2015년 89명, 2016년 92명, 2017년 88명 등이었다. 관련 통계에는 검찰과 경찰에 자수한 사람이 모두 포함된다. 통상 마약범 자수자의 60~70%는 경찰에 자수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마약범이 특별자수기간 동안 자수하면 자수자는 기소유예나 치료 조건부 기소유예 등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본인이 직접 출석하거나 전화 서면 등으로 신고하는 경우, 가족 등이 신고하는 경우 등도 모두 자수로 분류된다. 특히 경찰이 내사하거나 기소중지자에 대해 수사관이 마약류 투약자 특별자수기간 시행을 알려 출석한 경우에도 자수자로 처리할 수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지난해 자수자 수가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경우 마약조직 범죄 등 다른 중대 범죄에 집중했기 때문에 마약 자수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이고, 경찰에 자수한 마약범 수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 문제가 된 공적서(수사협조확인서)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사관의 재량이 줄어들면서 자수자들의 자수와 협조 유인도 줄어들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수사협조확인서는 경찰이 마약범 자수자에 대해 기재하는 서류로, 이는 법원에서 곧잘 감형 근거 서류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경찰에선 수사협조확인서가 담당 수사관 마음대로 작성하는 등의 문제가 발견됐고, 이에 경찰청은 지난해 6월부터 수사협조 확인서 작성을 위해서를 부서장의 재가를 받도록 했다. 잘 드러나지 않는 마약류 범죄의 특성상 이미 내사자 등의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거나 수사 당국이 수사망을 죄어온 상태에서 비자발적으로 ‘자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선(마약 공급자 등)’을 수사 기관에 알려주는 조건으로 일종의 거래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마약 수사의 경우 경찰의 인지수사에 한계가 있다. 상선을 말하게 하는 등 수사에 협조를 하는 조건으로 자수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은 검찰이 내놓은 해석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공적 확인서는 특별자수기간과 크게 중복되지 않아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며 ”오히려 자수자가 줄어든 것은 검찰의 마약 관련 수사력 약화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병국 기자/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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