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선임 정관변경 어려워 강성부펀드, 올 주총 ‘완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밀어낸 대한항공의 까다로운 이사 선임 요건이 2년 뒤 아들 조원태<사진>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의 발목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사내이사에 재선임된 조 사장은 오는 2021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연임하려면 주주총회에서 출석주주 2/3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하는데 이번에 아버지의 ‘퇴장’을 지켜본 조 사장으로선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1998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요건을 ‘주총 출석주주 2/3 이상 동의’로 높였다. 출석주주의 과반수 동의만 받으면 되는 다른 상장사보다 엄격한 수준이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사냥꾼’의 사내이사 진입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게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바꾼 정관이 20년 뒤 조 회장을 밀어내면서 자충수가 됐다. 조 사장 역시 2년 뒤 주총에서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지난해 주총에서도 사학연금 등은 조 사장에 대해 ‘부당 내부거래의 수혜자이자 책임자’라며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기도 했다. 정관을 바꿔 이사 선임 요건을 완화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출석주주 2/3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야 하는 ‘특별결의’ 사항이다.
한편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불을 당긴 KCGI(강성부 펀드)의 성적표도 씁쓸하다. 전날 한진 주총에서 KCGI가 반대한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서 완패했다. 감사인 선임안 역시 ‘3%룰’(최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에도 무난히 통과됐다.
관심은 오는 29일 열리는 한진칼 주총으로 쏠린다. KCGI는 석태수 대표이사 선임과 회사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3인 선임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KCGI가 가진 12.8%의 지분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KCGI가 한진칼에 제시했던 주주제안 역시 요건 미달로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