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째 전국적으로 비가 계속되면서 이제 더위는 한 풀 꺾인 느낌이다. 더운 여름 내 활발하게 움직였던 몸을 잠시 쉬어줄 때인데, 오히려 이럴 때 허리며 무릎 등 관절에 새삼스레 통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족부관절, 즉 발도 그런 부위 중 하나다.실제로 여름철 가장 수난을 당하는 신체 부위를 떠올려 보면 발을 빼놓을 수가 없다. 다른 계절보다 땀에 취약하고 비에 젖기도 쉽기 때문. 특히 여름엔 운동화나 굽이 낮은 구두 대신, 미니스커트와 함께 각선미를 돋보이게 해 주는 하이힐과 굽 높은 샌들 착용이 잦은 것도 큰 이유다.하이힐은 일반 신발보다 발 볼 부분이 좁고 앞이 뾰족해 발을 꼼짝 못하도록 가두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몸의 무게중심을 앞쪽으로 쏠리게 하므로 지속적으로 착용하면 하이힐의 모양대로 발이 망가져 버리니, 하이힐을 ‘현대판 전족’이라고 부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굽 높은 샌들 역시 발바닥의 아치 모양을 무너뜨리고 지면의 충격을 그대로 전달받게 해 뼈의 변형을 불러오고 통증을 유발한다. 발의 모양을 안정적으로 고정해주지 않는다는 점도 발의 변형을 가속화하는 원인이다.이처럼 발이 변형되어 통증을 부르는 질환이 바로 무지외반증이다. 무지(拇趾)는 엄지발가락을 일컫고, 외반(外反)은 바깥에서 안쪽으로 힘이 가해졌다는 의미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휘어졌다는 것인데, 병명은 다소 생소할 지 몰라도 주변에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질환이다. ‘발 볼이 바깥쪽으로 보기 싫게 튀어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하면 아마 많은 여성들이 무릎을 ‘탁’ 칠 것이다. 즉, 엄지발가락이 검지발가락 쪽으로 점점 휘어짐에 따라, 튀어나온 발 볼이 신발과 마찰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 무지외반증이 주된 증상이다. 이러한 무지외반증은 선천적으로 평발을 가지고 있거나 발 볼이 넓은 사람에게서 쉽게 발생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 착용이 원인이 된다.

▲ 무지외반증은 위 사진에서 빨간색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바깥쪽으로 튀어나오는 족부질환이다. 보통 하이힐처럼 볼이 좁고 뾰족한 신발을 자주 신으면 발병하기 쉽고, 튀어나온 부분이 신발과 마찰하면서 보행 시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무지외반증으로 인해 발에 통증이 나타나는데도 계속해서 하이힐을 착용하면 장딴지의 근육이 위축되면서 기능장애로까지 이어진다. 하이힐을 신을 경우 발목이 아래로 향하는 모양을 하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근육의 길이가 짧아져 점차 발목을 구부리는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 또한 구두의 굽이 높을수록 중심을 잡기가 어려워 온 몸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목과 어깨, 허리 등에도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엄지발가락뿐만 아니라 새끼발가락도 휘어지는 소건막류로 이어질 수도 있다.무지외반증이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다면 발 볼이 넓고 부드러운 신발을 착용하거나 보형물을 이용하여 교정치료를 할 수 있다. 돌출 부위가 마찰하지 않도록 안창을 넣어 자연스럽게 관절의 모양이 교정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초기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상태를 더욱 악화시킨 경우가 많은데 이 때에는 절골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실행한다. 절골술이란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돌출된 뼈를 절제해내는 수술적 치료법이다. 이는 통증을 유발하는 부분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뿐만 아니라 한 쪽으로 치우친 발가락의 관절들을 원래의 모양으로 교정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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