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대공항 직후인 1930년대 초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 주도아래 노사정이 힘 모아 살트셰바덴협약을 체결했다. 당시로선 놀랍게도 생산적 노사관계에 산업평화까지 구축하면서 복지까지 이뤄냈다. 네덜란드, 1982년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대신 일자리를 확대하고 사회보장제도를 개혁하는 등 바세나르협약을 도출했다. 자원에 의존한 급속성장 후 임금인상, 물가상승 등 부작용을 일컫는 ‘네덜란드 병’을 말끔히 치유했다.

사회적 대타협의 최고 걸작품인 2003년 독일의 ‘아젠다 2010’. 켜켜이 쌓인 노동시장 적폐를 없애면서 ‘유럽의 환자’ 신세에서 일약 ‘유럽의 맹주’로 변신에 성공했다. 독일 재건을 이끈 슈뢰더 총리의 별명은 ‘Mr. 바스타’. “내가하는 대로 따르라”는 뜻이다. “정치는 달라도 정책은 같다”는 후임 메르켈 총리는 ‘독일판 대처’다. 기관사 노조가 파업하자 “머리로 벽을 받고 들어 갈 수 없다. 그래 봤자 언제나 벽이 이긴다”고 일갈했다. 2008년 최악의 금융위기에 빠진 미국 역시 정부 주도로 복지비용 축소, 이중임금제 도입 등 자동차 빅3와 전미자동차노조(UAW)간의 대타협을 이끌어냈다.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성공은 곧 제조업 부활로 이어졌다.

하나같이 강력한 리더십과 양보의 산물이다. 경제가 살아야 국가존망도 국가동력도 논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한국호는? 경제의 맥박이 약해진다는 경제수장의 호소는 안중에도 없다. 제1야당은 다시 거리투쟁이다.

때마침 박근혜 대통령이 사회적 대타협을 직접 주도하겠다고 한다. 우선 9월1일 노사정 대표 50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고용포럼을 주재한다. 노사정위원회도 8개월 만에 재가동됐다. 하지만 지난 3월 청와대 규제개혁 끝장토론의 열배 이상 열정이 필요할지 모른다. 당찬 리더십이 요구되는 때다.

황해창 선임기자hw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