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뒤덮힌 서울 도심 [헤럴드DB]
미세먼지에 뒤덮힌 서울 도심 [헤럴드DB]

유럽 31개국 ‘협약’ 체결해 산성비문제 해결…감축목표 설정 비용분담 “한중 미세먼지 협약 체결해야…양국 외교장관회의, 총리급회담 필요”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우리나라와 중국간 미세먼지 갈등이 좀처럼 해결 방안을 찾지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오염물질로 발생한 국가간 분쟁을 해결한 유럽과 미국의 과거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미세먼지 발생을 아무리 줄여도 중국 쪽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우리 미세먼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국민적 인식이 높아져가고 있지만 정작 중국측은 공식적으로 이 사실을 인정하고 않아 갈등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국제사회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기오염물질이 다른 나라에 영향을 끼쳐 분쟁이 발생한 역사적 사례 가운데 유럽의 ‘산성비 협약’과 미국의 ‘트레일제련소 사건’ 등을 참고해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유럽 모델은 영국, 서독, 스칸디나비아 제국이 유럽대륙의 산성비 문제를 해결한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에 관한 협약(CLRTAP)’이다. 관련국들은 지금도 대기오염물질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감축방법 및 비용 분담을 논의하고 있다.

1950년대 북유럽 국가의 호수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숲이 사라지는 재앙이 시작된후 영국과 서독에서 발생한 아황산가스가 초래한 산성비가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두나라는 지금의 중국처럼 이를 부정했다. 이에 스웨덴이 1972년 스톡홀름 유엔인간환경회의(UNCHE)에서 산성비를 국제 이슈로 제기했고 과학적 검증과 국제여론의 도움으로 영국과 서독도 과학적 연구를 진행하기로 합의, OECD 주도하에 11개국이 참여하는 ‘대기오염물질 장거리 이동 측정에 관한 협동 기술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그결과 1979년 UNECE 회원국 34개 중 31개국이 CLRTAP에 서명했다. 협약 조인후 유럽은 15년 안에 오염물질 배출량 감소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산성비 제어에 성공하면서 CLRTAP는 단계적으로 협약대상을 넓혀 2012년 개정판엔 한중갈등의 핵심인 초미세먼지(PM 2.5)까지 관리대상에 포함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1930~40년대에 이른바 ‘트레일제련소’ 사건으로 대립했다. 이 사건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트레일 지역 제련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기오염물질로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한 미국 워싱턴 주 주민의 승리로 결말이 났다.

유럽 사례는 한중 미세먼지 갈등도 우리가 더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경우 중국의 시인과 적극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리도 중국을 압박하고 외교적 노력을 펴 ‘동북아 월경성 장거리 대기오염물질에 관한 협약’(가칭)을 체결한다는 전략 아래 한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일본의 참여와 북한, 몽골, 러시아도 함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협약을 통해 배출량을 ‘함께’ 줄여나간 유럽식 해법이 한중 미세먼지 분쟁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두 나라 간 정례 환경장관회의에서 나아가 외교장관회의, 그리고 총리급 회담을 이른 시일 안에 진행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