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 중복 사업 통폐합해 예산 낭비 방지 사업 이력 · 보조금 집행 등 모든 정보 공개
정부가 ‘눈먼 돈’으로 비판받는 국고보조금에 대한 관리를 크게 강화하기로 했다. 낭비되는 돈을 줄여 재정 여력을 높이고 비리와 부정부패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5일 기획재정부와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정부는 국고보조금의 부정 수급을 막기 위해 유사ㆍ중복 사업을 통ㆍ폐합하고 각 부처의 국고보조금 정보를 연계해 공개ㆍ활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고보조금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비리ㆍ부패가 만연해 국가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이 크다”며 “정부는 각 부처의 비리 실태 파악과 척결 의지를 업무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부처별로 흩어진 국고보조금 정보를 올해 안에 연계해 공개ㆍ활용하는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구축한 뒤 내년부터 공개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특히 보조금이 들어가는 모든 사업에 대한 이력과 보조금의 배정, 집행, 성과평가 등의 정보를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지금까지 비리가 발견된 국고보조 사업의 경우 담당 부처가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예산을 깎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집행하고 남아 돌려 받아야 하는 보조금 중 장기 미반납액에 대해 적극 환수에 나서는 한편 보조사업자의 자격 요건을 강화할 계획이다. 문제가 드러난 보조사업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사업방식 변경이나 폐지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국고보조금은 중앙 정부가 다방면의 사업을 돕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에 지원하는 돈이다. 지난 2007년 32조원 규모이던 국고보조금은 해마다 늘어 2012년 45조3000억원, 지난해 50조5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52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국고보조금 지원을 받는 사업은 지난 2009년 2000건을 넘어섰다. 국고보조금의 2007∼2012년 연평균 증가율은 7.2%로, 같은 기간의 정부 총지출 증가율 6.4%(238조4000억원→325조4000억원)보다 높다.
보조금 관리법은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보조사업의 중복ㆍ부정 수급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비리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지난해 수사기관 등이 적발한 국고보조금ㆍ지원금 비리 규모는 1700억원대에 달한다.
최근의 수사ㆍ조사 결과 드러난 사건들만 봐도 믿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 정부가 일선 학교의 경제교육을 강화한다며 2008년 설립한 ‘경제교육협회’는 130억원의 보조금을 받아 36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협회 관계자들은 유령회사를 세운 뒤 직원이 10여명이나 되는 것처럼 속여 인건비를 부풀리거나 하청업체에 지급한 비용을 과장하는 등의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 사건에 연루된 업체 사장 A 씨가 비밀 장부에 ‘돈은 먹는 놈이 임자’라고 써놓은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한 사단법인 본부장 B 씨는 지난 2012년 ‘청렴ㆍ공정 공직사회 정착을 위한 심포지엄’ 사업의 명목으로 안전행정부로부터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은 뒤 집행 잔액 1502만원을 횡령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그는 이 돈을 자녀의 학원비와 빚 갚기, 개인 용돈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신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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