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영 FTA 체결 속도…제11차 통상추진위원회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8일 “세계경제 둔화 등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노딜(No Deal) 가능성’도 그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이라며 “이로인해 우리 수출도 최근 감소하는 등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제11차 통상추진위원회’를 주재, “수출 불확실성 제거를 위해 관계부처에서도 적극 대응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는 외교부,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13개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브렉시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영국 하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정부와 유럽연합(EU)가 합의한 EU 탈퇴협정을 부결했다. 이에 따라 영국이 EU와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영국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영국과의 교역이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으며, 영국과 EU의 관계 악화가 오히려 수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EU 탈퇴협정은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2020년 말까지 21개월의 전환 기간을 두기로 했다. 전환 기간에 영국은 현재처럼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잔류에 따른 혜택을 누릴수 있다. EU가 한국과 체결한 FTA도 2020년 말까지 영국에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영국이 이런 합의 없이 오는 3월 29일 EU를 탈퇴하면 한국 기업이 한·EU FTA 덕분에 영국에 수출할 때 누린 관세 인하와 통관·인증 절차 간소화 등의 혜택이 사라진다. 이 경우 영국은 한국 등 별도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세계무역기구(WTO) 최혜국대우(MNF) 관세율을 적용, 한국에서 영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의 관세가 전반적으로 인상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노딜 브렉시트로 영국으로 수출하는 주요 품목 중 승용차 관세가 무관세에서 최대 10%, 자동차부품은 무관세에서 최대 4.5%로 오를전망이다. 선박은 0.56%, 항공기부품은 1.7%로 인상된다. 작년 1억5000만달러 상당을 수입한 스카치위스키도 무관세에서 20%로 바뀐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EPL) 중계도 영국 위성방송사업자가 국내에 직접 전송하는 대신 국내 방송사업자를 거쳐 전송해야 하기 때문에 절차가 늘어나며 시청료가 오를가능성이 있다. 달라진 수익 구조로 영국과 한국 사업자간 계약 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EPL 중계를 볼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영국과의 교역이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정부와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지난해 1∼11월 기준 대(對) 영국 수출은 54억4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0.98% 수준이다. 승용차, 선박, 항공기부품, 자동차부품이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을 계기로 영국 리엄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과 회담하고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임시 조치(emergency bridge)에 대해 신속하게 논의를 진행해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영국과 새로운 FTA 체결에 속도를 내는 한편 그때까지 적용할 임시 조치를 마련한 셈이다. 정부는 오는 30∼31일 영국에서 열리는 제4차 한·영 무역작업반에서의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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