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실행-상응 조치에 대한 의견차 존재 시간·장소 최종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 北 핵동결 수용 가능성…트럼프에 큰 선물 사찰·검증 ‘디테일의 악마’에 발목 잡힐수도

핵동결ㆍ대륙간탄도미사일(ICBM)ㆍ검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차 핵담판 성패를 가름할 3대 키워드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다음달 말께로 합의되고, 장소는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하노이냐 다낭이냐 호찌민이냐의 선택만 남았을 뿐 베트남으로 압축되면서 북미정상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이후 8개월여만에 다시 얼굴을 맞대게 됐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비롯한 북미 대표단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양측이 주고받을 ‘퍼즐 맞추기’를 진행중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사와 성과를 좌지우지할 의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북미정상간 회담 시점만 정했을뿐 장소나 구체적인 날짜가 나오지 않은 것도 비핵화 실행 조치 및 상응 조치라는 양측의 의제 조율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관측은 그래서 제기되고 있다.

일단은 북한의 핵연료 물질과 핵무기 생산 동결이 화두로 떠올랐다. 미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북미협상과 관련해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이 핵연료와 핵무기 생산을 동결할지가 북한과 논의중인 한 가지 주제”라며 북한 핵동결이 협상테이블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미래핵 제거라면 핵동결은 현재핵 제거라는 점에서 현실화될 경우 비핵화 과정에서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북한의 핵동결은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큰 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는데도 언론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불만을 토로했는데, 미 언론은 북한이 협상 진행중에도 은밀하게 핵ㆍ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미 언론이 작년 연말 북한 양강도 영저동과 황해북도 삭간몰 미사일기지 동향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속고있다는 식으로 비판한 것은 일례다.

미국의 상응조치가 변수이긴 하지만 북한이 핵동결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김 위원장은 이미 신년사에서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핵무기 생산과 실험ㆍ사용ㆍ확산을 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4불(不)’ 입장을 천명한 상태다.

댄 스캐비노 미국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는 사진을 게시했다. [연합뉴스]
댄 스캐비노 미국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는 사진을 게시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북한의 미 본토를 위협하는 ICBM 폐기 문제도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ICBM 폐기 문제는 북한이 사실상 ‘무장해제’라고 강하게 반발해왔다는 점에서 비핵화 프로세스가 어느 정도 진전된 이후에나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미 직전 “미국민의 안전이 궁극적 목표”라고 밝히면서 이슈로 급부상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21일 라디오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ICBM을 빼앗았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안전하게 됐다고 하면 인기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했다. 외교가 안팎에선 김 부위원장이 방미 때 ICBM 폐기를 제안하면서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사찰ㆍ검증이라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아무리 진전된 조치를 내놓는다고 해도 북미 간 불신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찰ㆍ검증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나 협상무용론을 불식시키기 어렵다.

외교소식통은 “과거 북핵협상 때도 사찰ㆍ검증문제는 번번이 걸림돌이 되곤 했다”며 “북한의 핵ㆍ탄도미사일 능력과 시설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화된 상황에서 정치적ㆍ기술적으로 민감한 사찰ㆍ검증 과정에서 ‘디테일의 악마’가 언제든지 부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