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원격의료·자율주행 서비스 기득권 다툼·각종규제까지 발목 중국등 글로벌 경쟁서 낙오 우려
미래 먹거리인 4차산업 일자리 창출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각종 ‘철옹성’ 규제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개혁과 신기술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 룰 제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실업률 고공 행진과 2%대 성장률의 장기 침체 경제 상황에서 낙오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카풀 서비스와 택시업계의 갈등, 원격의료 서비스를 둘러싼 입법 지연,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비판적 시각, 자율주행 서비스 확산에 대한 기득권 세력의 반발 등은 4차 산업 일자리에 대한 우려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차량공유경제와 택시업계 갈등으로 올해를 넘기게 된 카풀 서비스는 4차산업 신기술 일자리 창출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중요성을 보여준 첫 사례다.
헬스케어 분야의 미래 유망 직종으로 꼽히는 원격의료 분야의 일자리도 20여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의료업계 등 기득권 세력의 반발과 꽉 막힌 규제 장벽이 걸림돌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내년도 경제정책 과제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도입, 환자 건강상태를 비대면으로 관리하는 ‘원격진료 코디네이터’를 양성하기로 했다. 대한병원의사협회는 이에 반발, “시험사업을 백지화하라”는 성명서를 내놨다. 원격진료 코디네이터는 정부가 선정한 ‘미래 신직업’ 중 하나다.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 약 자판기 도입을 다루는 약사법 개정 등 원격의료 관련 법은 올해에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내에서 원격의료를 처음 시범도입하며 관심을 보인 건 2000년으로, 무려 18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중국은 지난 2016년부터 병원ㆍ환자 원격의료 서비스를 전격 허용했다. 알리바바는 원격으로 약사와 문진, 의약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내놨고, 텐센트는 AI 의사가 모바일을 통해 채팅으로 문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격의료 논의 자체는 한국이 먼저 시작했지만 지금은 중국이 한국을 크게 앞질렀다.
국내 블록체인 산업도 여전히 금융당국의 규제에 묶여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블록체인 산업의 고용 파급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ICO와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지속될 경우, 신규 고용자 수는 2022년까지 3만5800명에 불과하지만 ICO와 암호화폐를 육성할 경우 일자리 창출 규모는 최소 5만3200명, 최대 17만5837명까지 늘어난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등으로 블록체인 산업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게 업계의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부정적 여론에 정치권도 계속 눈치를 보는 형국”이라고 토로했다.
자율주행 서비스 확대도 기존 일자리 위협을 이유로 늦줘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율주행 도입 일환으로 추진되는 한국도로공사의 스마트톨링(무정차로 요금소 통과) 사업의 경우 요금소 내 직원들의 반발을 이유로 도입 시기가 미뤄진 상태다.
신규 일자리 창출이 크게 기대되는 로봇 분야에서도 기존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비관론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4차혁명과 고령화ㆍ저출산 시대’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산업으로 인한 고용 효과는 로봇 자체에 따른 효과(10억원 당 4.5명) 뿐 아니라 원자재, 소재, 납품, 판매 등 2차 효과(6.53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문전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은 “로봇 등 기술혁신이 가져다줄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기술혁신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일부 부정적으로 과장ㆍ왜곡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중 KAIST 연구원은 “심한 규제, 경직된 노사관계, 과도한 이념 갈등, 빈부격차, 비정규직 문제 등이 4차 산업혁명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데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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