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타당성 없인 투자 불가능이 경영원칙” 무리한 투자 감행시 추후에 배임 등 문제소지 “수없는 번복…절차문제 지적 안할 수 없어” 말 아끼던 현대차도 광주시 작심하고 비판
연봉 3500만원(주 44시간 근무 기준)의 비교적 낮은 임금으로 1만 여 일자리를 만드는 실험인 ‘광주형 일자리’가 다시 한 번 좌초 위기에 놓였다.
광주시와 지역노동계가 현대자동차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최종 제시안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광주형 일자리 무산을 두고 “타당성이 없으면 투자가 불가능한 기업 경영의 원칙을 상수(常數)로 고려하지 않은 협상 주체들 때문에 혼선만 커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완성차업계 등 재계에 따르면 당초 현대차에 약속했던 안을 노사민정 협의회에서 후퇴시켜 혼선을 초래한 광주시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광주시와 지역노동계(한국노총 광주본부) 등은 전날 오후 노사민정 회의에서 최종 제시안을 도출했지만 현대차가 즉각 거부 의사를 밝히며 광주형 일자리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영리기업은 사회사업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정치 논리에 따라 움직일 수가 없다”며 “주식회사인 현대차가 만약 타당성 없는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면 배임에 걸릴 뿐 아니라 향후 정권이 바뀔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모르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광주형 일자리의 신설법인은 자본금 7000억원으로, 자기자본금 2800억원 가운데 광주시가 21%를 투자해 대주주가 되고, 현대차가 19%를 투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해 2021년 완성차를 생산할 예정이었다.
이번 사태는 사실상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5년 유예’로 해석되던 ‘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은 35만대 달성까지’라는 문구에서 비롯됐다. 지역노동계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협상 테이블을 뛰쳐 나가자 광주시가 다시 이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현대차는 생산시작 시점부터 임단협이 진행되면 ‘저비용 공장’이라는 의미가 사라져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간 여러 부담 속에 말을 아껴오던 현대차는 최종 협의안을 거부하면서 광주시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현대차는 5일 입장문에서 “광주시가 제안한 내용은 투자 타당성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라며 “광주시가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현대차에 약속한 안을 노사민정 협의회를 통해 변경시키는 등 혼선을 초래하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6월 투자 검토 의향의 전제조건으로 광주시가 스스로 제기한 노사민정 대타협 공동결의의 주요 내용들이 수정된 바 있고, 이번에도 전권을 위임받은 광주시와의 협의 내용이 또다시 수정, 후퇴하는 등 수없이 입장을 번복한 절차상 과정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입장문 말미에 “광주시가 향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투자협의가 원만히 진행될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여지를 남기긴 했지만 결국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나 다름없다는 관측이다.
한편, 광주형 일자리 프로젝트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이날 예정대로 파업을 진행한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이제까지 광주형일자리 협상 과정을 보면 연말 혹은 내년까지 시간벌기용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6일 파업은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협약이 미체결된 만큼 7일은 파업하지 않고 정상근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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