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에 빚부담까지 빚내 집사기 점점 어려워
내년 본격적 경기위축 현실화 충분한 대책은 마련 못한듯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년 만에 올린 건 우리나라의 경제 체력이 아직 탄탄해 견딜 수 있다는 믿음이 깔린 결정이다. 가계부채가 1500조원을 넘어섰고, 개인사업자 등 일부 분야가 과도한 빚을 내온 행태로 인해 심화하고 있는 ‘금융불균형’은 지금이 아니면 바로잡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매파적 분위기(금리인상)가 퍼진 요인이다.
그러나 ‘타이밍’ 논란이 불가피하다. 경기위축은 이미 발동이 걸렸다. 한은이 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한지 이견이 있는 이유다. 또 초(超)저금리인 1.25%였던 작년부터 이날까지 겨우 두 차례 인상한 게 내년부터 본격화할 경기하락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 돼야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빚내 집 사는 시대 종말=기준금리 인상으로 가장 먼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시장금리 상승이다. 이미 미국 장기금리 상승으로 시장금리가 올라간 상황이지만, 국내 기준금리 인상과 한은의 추가적인 금리 방향성에 대한 입장에 따라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가 발표한 9ㆍ13 부동산대책이 이번 달부터 본격화하고 여기에 금리인상까지 더해지면 부동산ㆍ대출 시장을 강하게 옥죌 수 있다. 부동산시장 과열의 시발점이었던 2014년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부동산대책이 한은의 금리인하와 함께 적용되자 강력한 효과를 냈던 선례를 보면 자명하다. 2014년과 정반대 방향으로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과 한은의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또 한 번 부동산시장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내년 경기대응 ‘범퍼’ 일부 확보했다지만…=이번 금리인상은 내년의 경기 위축을 대비한 ‘완충재’를 마련했다는 측면도 있다. 한국은행은 물론 국내외 경제전망 기관들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2.3~2.7%로 예상하는 등 올해보다 더 부정적으로 예측하는 만큼 내년에 한은이 경기대응(금리인하)에 적극 나서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은을 향한 ‘금리인상 실기(失期)’논란이 점화한다. 경기하락을 최대한 막기 위해선 기준금리를 내려 시중에 돈을 풀어야 한다. 그러나 한은은 그동안 금리인상에 머뭇거렸다. 결과적으론 경기방어를 위해 금리를 ‘적절히’ 내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사전에 올리지 못했다.
경기대응을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때는 한 번의 인하로 끝난 적이 없었다. 2014년 경기가 바닥을 칠 때 한은은 기준금리를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 내렸다. 다음해인 2015년에도 3월과 6월 두 번의 금리 인하를 했다. 즉 직전 경기 하강기에 한은이 경기대응을 위해 4번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셈이다.
이번 경기하강기 역시 금리 인하는 한 번에 끝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1.75%의 금리로는 4번만 내려도 0%대 초저금리에 다다르게 된다. 유럽이나 일본처럼 ‘마이너스 금리’를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서 1% 중반대 금리로는 떨어지는 경기에 효과적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한은의 생각이다.
▶한미 금리차 0.5%p로 좁혀져=낮은 금리는 금융시장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미 금리가 이미 역전된 상황에서 금리차가 더 벌어지게 되면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해야 할 유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은이 이달에 금리를 올리면서 한미 금리차가 0.5%포인트로 좁혀졌다. 미국 연준(Fed)이 예정대로 12월에 연방기금 금리를 올리더라도 금리차는 0.75%포인트다. 심리적 저항선인 1%포인트 이하가 된다. 최근 외환 스왑레이트가 -1.3%포인트 전후로 움직이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역전에도 0.8%포인트의 재정거래 요인이 있는 셈이다. 즉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도 환율 덕에 아직 한국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물론 연준이 12월은 물론, 내년에도 3~4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하게 되면 상황은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대외적인 상황은 많이 개선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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