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수준 경제 성장 물가도 ‘관리물가’ 근접 금융불균형 조정 필요성도 [헤럴드경제=신소연ㆍ강승연 기자]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년 만에 1.75%로 인상했다. 우리 경제가 아직은 잠재수준의 성장세를 보인 데다 물가 역시 목표치에 근접한 만큼 금리를 올려도 부담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부동산시장 과열과 가계 빚 누증 등 장기간의 저금리가 야기한 금융불균형 조정을 더는 미뤄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도 작용했다.

한국은행은 30일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1.75%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된 건 지난해 11월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오른 후 딱 1년 만이다.

한은이 금리를 인상한 것은 우리 경제가 한은이 예상한 전망 경로에 부합하는 ‘잠재 수준의 성장’을 하고 있어 금리인상을 견뎌낼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결과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다소 하향 조정했지만, 잠재성장률(2.8~2.9%) 수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아니어서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기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동안 금리인상의 걸림돌이었던 ‘낮은 물가’도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달성하며 경제 기초체력에 대한 우려가 낮아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하며, ‘1%대 저물가 시대’의 종말을 예고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22일 국정감사에서 “실물경기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으면 금리인상 여부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대응을 하느라 오랜 시간 용인한 저금리와 이로 인해 발생한 금융불균형 문제도 더는 묵과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었다. 저금리에 따른 과도한 유동성이 제조업 등 생산시설에 재투자되지 않고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고, 가계빚은 15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의 9ㆍ13 부동산 종합대책의 영향으로 올 3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이 6.7%로 4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부채의 절대규모가 많다 보니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경기 위축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자칫 한은의 금리인상이 경기를 더 얼어붙게 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부동산시장을 잡으려다 경제 전체를 잡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금리인상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증가해 그나마 살아나던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에 있고 인플레이션율이 목표 수준에 근접했다”며 “금융불균형 우려가 여전한 점 등이 고려돼 금리가 인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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