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세계와 러시아 간 갈등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유럽 증시와 연계된 유럽펀드 수익률이 급락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전방위적 압박에 러시아 측이 식품수입 금지라는 초강수로 맞서면서 향후 경제회복 여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유로존 상위 600개 기업을 포함하고 있는 유로스톡스(STOXX)600지수는 지난 6월 고점대비 6% 가까이 하락했다.
독일(DAX지수)의 경우 지난달 3일 1만29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한 달 만에 약 10% 급락하며 9000포인트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러시아가 크림반도 합병을 선언한 올해 3월 이후 최저치다. 프랑스와 영국 증시도 하락장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이 ‘최경환 효과’로 방어막을 구축한 사이 유럽 증시는 말 그대로 폭격을 당한 것이다.
개별 유럽펀드 수익률도 하락했다. ‘KB스타유로인덱스자(주식-파생)A’는 최근 한 달 동안 -6.45% 떨어졌고, ‘이스트스프링유러피언리더스자[주식]클래스A’, ‘템플턴유로피언자(주식)Class A’는 각각 -6.21%, -5.67%를 기록했다. 러시아펀드는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같은 기간 ‘JP모간러시아자(주식)A’가 8.64% 급락한 것을 비롯해 전체 평균 수익률이 -8.21%에 머물렀다.
유럽펀드의 부진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실물 경기 부진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주요국 주가가 대부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고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제조업 지표 역시 2~3월을 정점으로 둔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실물 경기뿐 아니라 주가 및 심리지표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 이후 대(對)러시아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러시아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독일 기업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7월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15%로 동결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독일과 미국 자산의 기대 수익률을 비교했을 때 미국이 더 높다”면서 “이러한 추세는 1~2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독일 자산을 팔고 미국 자산을 사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선임연구원은 “독일의 산업지표 부진이 유럽 전반에 대한 불안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외부적 문제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향후 개선 가능성이 높다”며 “ECB가 지속적으로 통화완화 기조를 가져가는 등 독일 수출 회복을 필두로 유로존 경기는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유럽 정세에 계속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