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사상 초유의 시도다. 세금 내면 욕 먹는 세제가 탄생했다. 지난 6일 정부가 발표한 ‘2014년 세법 개정안’에 담긴 ‘기업소득 환류세제’ 얘기다.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근로자의 임금을 올려주거나 배당을 많이 하면 세금혜택을 주는 ‘근로소득 증대세제’와 ‘배당소득 증대세제’와 함께 이번 세제개편안의 골자가 되는 3대 패키지중하나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이 되는 세제이기도 하다.

이들 세제는 기업소득이 가계로 흘러 들어가도록 유도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내수침체의 원인은‘기업과 가계 간 소득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원인 진단에 따라 정부는 이를 시정하겠다는 각오로 세법개정에 착수했다.

이와관련,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법 개정안 발표 후 방송에 출연해 “기업의 소득을 가계로 환류시키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돌아가지 않겠다고 판단했다”며 “기업들도 이해하고 협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부는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을 통해 얼마만큼의 돈이 가계로 돌아가기를 기대하는 것일까. 정답은 법인세 인하 혜택을 받은 만큼의 돈이 가계로 흘러가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는 법인세를 25%에서 22%로 내렸다. 이를 통해 기업들에게 깎아준 법인세는 5년여간 28조원 규모. 연평균 5조60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기업들이 법인세 인하분만큼은 임금증가나 투자, 배당에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지 않으면 패널티를 물리겠다는 게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핵심 내용이다.

가령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발생하는 구간을 당기이익의 70%로 설정할 경우, 100억원의 세전 이익을 낸 기업이 임금증가, 투자, 배당으로 60억원을 썼다면 부족액인 10억원에 대해 10%의 세율을 적용해 1억원을 과세하는 방식이다. 결국 세금을 내는 기업은 임금이나 배당, 투자에 인색한 기업으로 비난 받을 수 있다.

세금이 발생하는 구간을 당기이익의 몇 퍼센트로 잡느냐는 문제는 국회 논의과정에서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가급적 기업의 부담을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통한 세수효과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 세금이 안 걷힐 수록 정책효과가 크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세수 목표가 0원이라고 얘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실효성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실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최 부총리가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직후부터 고민과 검토를 거쳐 나온 것이다. 급조된 세제라는 뜻이다. 기업들이 세금 내고 말겠다고 하면 정책 효과는 없어지고 정부와 기업간 갈등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실제로 세금을 걷겠다는 것보다 ‘시그널’ 역할이 더 강한 정책”이라며 “거둬들이는 세금 액수가 많지 않겠지만 정부가 내수 부양과 가계소득 증대를 위해 정책적 노력을 할 것이라는 점을 기업에 전달하는 상징적 의미는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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