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급여형으론 수익률 낮아 노후소득 보완역할 어려운데다 자본시장 활성화 의중 담겨

세제혜택 이어 추가 유인책 마련 손실위험 줄일 방안도 모색키로

정부가 퇴직연금 시장을 확정기여형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퇴직연금의 주류를 차지하는 확정급여형은 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 금리 수준보다도 낮아 은퇴자의 소득 보완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가 확정기여형 중심으로 퇴직연금을 재편하려는 또다른 이유중 하나는 개인 퇴직연금 운용을 장려해 침체된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중도 담겨있다.

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2014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 납입하는 개인에게 세제혜택을 주기로 한데 이어 추가로 확정기여형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하고 이를 9월에 발표하는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에 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다음주께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연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퇴직연금 납입액에 대한 추가 세액공제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 납입하는 개인 가입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라며 “퇴직연금 시장을 확정급여형 중심에서 확정기여형이 주가 되도록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밝혔다.

2014년 세법개정안에는 기존 연금계좌세액공제와 별도로 퇴직연금 납입액에 대해 300만원까지 납입액의 12%를 세액공제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퇴직연급 납입시 최대 연 36만원의 추가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정부의 방침은 퇴직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퇴직연금은 근로자를 고용한 기업에서 운용을 책임지는 확정급여형과 가입자 개인이 직접 운용할 수 있는 확정기여형으로 나뉜다.

지난 3월 기준으로 퇴직연금 적립액은 약 85조원에 달하며 이중 확정급여형이 65조원 수준으로 확정기여형(25조원)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크다.

문제는 확정급여형의 수익률이 최근 연 1% 대에도 못미치는 등 너무 낮아 은퇴자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가 투자로 손실을 내더라도 직원이 퇴직할 때 미리 계산된 퇴직금을 줘야 하는 확정급여형의 특성상 안전운용에만 치우친 까닭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앞으로도 수익률이 올라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반면 확정기여형의 경우 현재 위험자산에 40%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대신 수익률이 올라갈 여지도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의 확정급여형 수익률로는 노후의 삶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며 “다소 모험 투자를 하더라도 수익률을 끌어올려 노후 소득을 보장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확정기여형으로 중심축을 옮길 경우 퇴직연금 자금의 물꼬를 터 자본시장을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재부 등 관계부처는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확정기여형으로 적립금이 흐르도록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높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대신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한다. 정부는 시장 전문가 등과의 협의를 거쳐 9월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