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원익그룹·사모펀드 SJL파트너스 손 잡아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국내 최대 건축자재업체 KCC가 반도체 장비 및 원료를 생산하는 중견기업 원익그룹,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SJL파트너스와 손잡고 세계 3대 실리콘 및 석영·세라믹 제조업체 미국 모멘티브 인수에 나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모멘티브 인수 금액은 2조원 후반대로 알려졌다. 이 중 KCC가 45%, 원익이 5%를 부담한다. 재무적 투자자(FI)로 SJL이 나머지 50%를 지원한다. 현재 다른 인수 후보 한 곳과 막판 경합 중이며 이르면 다음 달 중순 결과가 나온다.

모멘티브는 2006년 미국 사모펀드 아폴로PE가 제너럴일렉트릭(GE) 핵심 계열사들을 인수합병해 출범시킨 회사로, 미국 다우코닝, 독일 와커와 함께 세계 3대 실리콘 및 석영·세라믹 기업으로 꼽힌다.

KCC 컨소시엄은 모멘티브의 지분을 100%인수한 뒤 실리콘 사업부와 석영·세라믹 사업부를 분리할 계획이다. 실리콘 사업부를 원하는 KCC와 석영·세라믹 사업부를 원하는 원익의 이해관계를 맞추기 위해서다. 모멘티브의 현재 매출의 90%는 실리콘, 나머지 10%는 석영·세라믹 부문에서 나온다.

컨소시엄의 모멘티브 인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KCC는 연간 30만t 이상의 실리콘을 생산하는 세계 2위 회사가 된다. KCC의 지난해 실리콘 생산량은 약 7만t이었다. 이에 더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실리콘, 실리콘 폴리에테르를 사용한 섬유유연제 등 실리콘 분야 원천기술 및 특허 등도 함께 확보한다.

또 삼성전자의 최대 협력업체 중 하나로 원익그룹 산하 국내 1위 석영·세라믹 제조업체인 원익QNC는 모멘티브 인수로 세계 1위 석영·세라믹업체로 올라설 수 있게 된다. 석영과 세라믹은 반도체 제조에 핵심 원료다.

인수가 마무리되고 실리콘과 석영·세라믹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SJL은 투자금을 회수하고 KCC와 원익은 남은 지분을 갖고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컨소시엄 구성에는 임석정 SJL파트너스 회장의 구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20여년간 한국 JP모간을 이끈 임 회장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견제를 막기 위해 지분인수비율 50%를 부담하기로 했다. 국내 사업이 주력인 KCC와 원익 대신 글로벌 경영에 정통한 사모펀드가 전면에 나서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사모펀드와 손을 잡고 글로벌 대기업을 인수 시도하는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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