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표 반년만에 750선 붕괴 개인투자자들만 2조이상 순매수 지수 급락에 손실폭탄 떠안아

“투자자 편의 중심 정책 한계 시장 체질변화 수반했어야”

코스닥 시장이 날개없이 추락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나 몰라라’하는 분위기여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들끓고 있다. 특히 작년 말과 올 초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외치며 자본시장육성에 나설 것을 다짐했던 금융당국 및 증권유관기관만 믿고 쌈짓돈을 털어 코스닥 종목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개인 투자자들이 울분을 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건전한 투자 문화 조성을 위한 증시 체질 개선보다 모험자본 모집에만 열을 올렸던 결과”라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원인을 진단하고 증시 안전판 강화 등 사태 수습에 적극 나서기는커녕 수수방관하며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지난 25일 최종구<사진>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하반기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는 비상장 중소ㆍ벤처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성장자금을 더욱 쉽게 조달하도록 기존 대책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기업이 유니콘 기업 등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자본시장의 역할이 중요한데, 지난 1월 마련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은 차질 없이 이행 중”이라며 “투자금에 세제 혜택을 주는 코스닥벤처펀드가 현재 2조9000억원 규모로 코스닥시장에 신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시장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코스닥 투자자의 대다수가 적게는 20%, 많게는 50% 투자손실을 보는 등 코스닥 시장의 불씨가 사그라들고 있는데 과연 모험자본 공급이 가능하겠느냐”며 “상황 인식에 문제가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작년 말과 올초 금융당국은 연기금의 코스닥 시장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현재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조차 증시를 떠나고 있는 판”이라며 “펀드 환매와 기관, 외국인 할 것이 모두 팔자에 나서는 판에 ‘코스닥 활성화 방안이 차질없이 이행 중’이라는 말은 대체 무엇을 근거한 한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야심차게 내놓은 뒤 코스닥 시장은 잠시 깜짝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후 내림세로 돌아섰다. 특히 전날 코스닥 지수는 750선 마저 붕괴돼, 지난해 12월 중순 수준으로 회귀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개인투자자들이다. 연초 이후 최근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000억원 넘게 순매도할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2조7000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지수가 급락하면서 ‘손실 폭탄’을 껴안은 것. 이로 인해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 토론방에선 “주가가 반토막 났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애초부터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잘못된 단추를 뀄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모험자본 모집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코스닥 부양책’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뒤 코스닥벤처펀드를 새롭게 도입하고 KRX300 지수 등을 통한 자금 유입을 유도했다. 하지만 펀드나 지수 개발은 ’투자자금을 끌어와서 지수를 올린다‘는 발상에 기반하기 때문에, 시장의 변동성을 오히려 키울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러한 접근의 가장 큰 문제는 투자자들의 자금 사정과 단기적 시황에 따라 지수가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은 특히 개인들이 떠받치는 시장인데, 지수 붕괴로 손실이 불어난 개인들이 이 시장에 투자자금을 언제까지 공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 붕괴 원인 중 하나는 ‘감리다, 시장조사다, 지배구조 개선이다’ 뭐다해서 당국이 투자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데서 기인한다”며 “중국 정부가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 완화를 통해 상하이 지수 반등을 유인한 것처럼 우리 정부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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