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혁신과제 발표하자 “제안 무조건 수용 안할 것” 관련 법령개정에 난항 예고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혁신을 위한 ‘전쟁’을 선포했지만, 승인권자인 금융위원회의 반응은 시큰 둥하다. 이른바 ‘윤석헌 출사표’에는 관련 법령 개정을 전제로한 사안들이 상당하다. 법령 제개정권을 쥐고 있는 금융위가 움직이지 않으면 사실상 ‘출정’은 불가능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일 금감원이 발표한 ‘금융감독혁신 과제’ 중 금융위와 협의해야 할 사항은 7건이었다.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세부 과제도 7건이었다.
금감원이 중점과제로 추진 중인 대출금리 산정체계 합리화와 관련해서는 은행법규상 불공정 영업행위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대응을 위해 현장조사권을 확보하고,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수수료 및 보수체계 점검에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었다. 소액분쟁에 대한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금융회사가 수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등의 조치들도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IFRS17 시행을 대비해 감독제도를 전면 정비하는 방안,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과다하게 보유할 경우 자본규제를 강화하는 방안, 한국형 인수합병 선진화 방안 마련, 보험상품 판매채널 영업행위 감독 강화 방안 등은 금융위와 협의할 사항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9일 브리핑에서 “법규 개정 없이 단독으로 추진 가능한 과제는 계획된 일정 등에 맞춰 차질없이 추진하고, 법규 개정이 필요한 사안 등은 금융위 등 유관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의 의견제시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추진하다보면 어려운 사항들도 있을 것”이라며 “의견을 제기한 것이니 민감한 부분들은 협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위 관계자도 “어느 기관이든 의견이 다를 수는 있고 이를 조정하고 타협점을 찾는 것이 기본적인 절차”라고 평가했다.
금감원이 현장의견을 금융위에 제시하면 제도개선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다. 하지만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간 견해와 시각차이가 여러차례 드러나면서 이번 혁신과제 실행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금융위 측은 “금감원이 제기한 의견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는 적극 협조한다는 입장”이라며 “금감원이 2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했고 독자적으로 추진할 과제들도 있겠지만 법령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두 기관 간 의견을 잘 정리하고 조율해 방향성을 정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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