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의 극단적 ‘매도 보고서’가 불안한 증시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매도 의견에 인색한 국내 증권사와 달리 냉철한 시각의 보고서도 있지만 시장 상황과 맞지 않은 반토막 ‘후려치기’ 목표가를 제시하는 경우도 빈번해, 무조건적인 신뢰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시가 반등하며 안정을 되찾은 지난 9일 주요 면세점주는 오히려 일제히 폭락했다. 호텔신라는 무려 11%, 신세계는 8%가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면세점주가 급락한 데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호텔신라의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바꾼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14만4000원에서 이날 주가보다도 낮은 8만9000원으로 크게 낮춰잡았다. 올 하반기 면세점업계 경쟁이 심해지면서 내년에 순이익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 이유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선 낙폭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오히려 호텔신라에 대해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6만원을 유지했다. 성준원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올해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0% 증가한 568억원을 기록해 시장컨센서스 482억원을 크게 넘어설 전망”이라며 “최고점이었던 2014년 3분기 578억원을 웃도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외국 증권사발 보고서 악재에 추가가 폭락한 사례는 빈번하다. 도이체방크는 셀트리온의 사상 최대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목표가를 현 주가 수준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제시, 셀트리온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바 있다.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 발표 이후 외국계 증권사 CLSA도 CJ E&M에 대한 기존 ‘매수’ 투자의견을 ‘매도’로 변경, 파란을 일으켰다.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 시너지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 무엇보다 합병 발표 직후 CJ E&M의 목표가를 기존 11만6000원에서 8만1000원으로 크게 하향 조정했다. 이는 주식매수청구 예정 가격인 9만3153원 보다도 낮은 가격이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CJE&M과 CJ오쇼핑의 합병법인인 CJ ENM 출범이 확정되면서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6만원으로 기존 대비 50%나 상향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의 제3자적 시각의 냉철한 분석도 있지만 국내 산업의 특성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쓴 보고서도 적지 않다”면서 “기업 분석에 대한 내용은 투자자의 신중한 판단과 학습으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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