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알리바바 등 성공도 결국 혁신으로 일궈낸 산물 선진국시장 변화·흐름 파악 미래 먹거리 재점검 나서야
고인 물은 썩고, 변하지 않는 것은 도태되거나 사멸한다. 끊임없이 혁신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초일류 기업으로 평가받던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가 몰락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한때 혁신의 아이콘이었지만 디지털화에 발맞춘 혁신을 게을리하고, 방만하게 경영한 게 화근이었다. 아마존(국적, 미국)과 알리바바(중국)에 대한 시장의 찬사도 혁신 외에는 따로 설명할 길이 없다. 미래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으로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간파하고, 새로운 시장 영역에 과감히 뛰어들었기에 시장은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2·3면 J노믹스의 한 축도 혁신성장이다. 낡고 비합리적인 제도나 관행을 과감히 폐지해,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공염불로 들린다. 정부 주도의 혁신을 체감할 수 없다.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는가 싶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 한다. 오죽하면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을까.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에 원인이 있는 건 아닌지 뒤돌아봐야 할 때다.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 기업 성장ㆍ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자본시장도 혁신이 모자란 탓에 성장 기회를 놓치고 있다. 시대의 변화, 세계적인 조류를 간파하지 못한 때문이다. 해묵은 제도와 규제를 보물이라도 되는양 움켜쥐고 있다. 투자 세제는 매우 복잡하고 비합리적이란 지적을 받고 있지만, 시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시장은 “정부가 조세 정의보다 조세편의만 고집한다”고 비판한다.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에서 얻은 이익을 모두 배당소득으로 잡아 과세하는 바람에 울먹이는 금융소비자도 부지기수다. 채권형펀드가 간접투자의 대세이던 시절에 만든 세제를 단 한번도 바꾸지 않은 탓이다. 펀드 간 합산 과세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투자 손실을 보고도 거액의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증권거래세율(0.3~0.5%)을 적용하면서도 양도소득세를 강화해 “세수에만 집착한다”는 비난을 사기도 한다.
일본 정부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간 꾸준히 투자와 관련한 세제를 개정해 “조세형평을 기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당국의 혁신도 미흡하다. 공모ㆍ사모펀드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간섭이 시장의 발전을 해친다는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업계에 해외진출을 독려하면서도 정작 이들의 자본규제를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의 경쟁에서 도태하게 만든다는 주장도 있다.
자본시장도 성장ㆍ발전하려면 혁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선진국 시장의 변화 흐름을 빠르게 간파하고, 추격해야 한다. 정부와 당국이 구시대적인 제도와 규제를 움켜쥐려 한다면 더 이상의 성장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헤럴드경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자본시장, 세계화가 혁신이다’를 큰 주제로 하는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우리 자본시장에서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제도와 규제, 관행은 무엇인지, 미래먹거리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번 시도가 자본시장 발전의 밀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윤재섭 기자/
